칸영화제 취재 이틀째. 드디어 개막의 날이 밝았다. 12일 입국의 여독을 그대로 간직한채 본 기자의 양 어깨엔 카메라 두대가 등에는 닌자 거북이 마냥 커다란 베낭을 챙기고 프레스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개막식이자 개막작이 상영되는 13일 오후. 그중 가장 큰 세리머니는 레드 카펫 행사다. 뤼미에르 극장을 찾아 전세계에서 온 사진기자와 영상 기자들은 보우 타이에 검정색 정장으로 갈아 입고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초청 배우들을 태운 차량들이 극장앞에 멈추자 팬들의 환호가 극에 달한다. 배우들은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든뒤 극장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특히 유명 배우들은 한걸음 한걸음 좀처럼 나아가질 못한다. 양 쪽 사진기자들이 외침에 골고루 눈빛을 발사했다.
하지만 그것도 모자랐는지 여기 저기서 배우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한번 더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때! 본 기자의 눈에 들어온 한명이 있었으니, 소속을 알수 없는 이 사진기자는 배우들을 빨아 들일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아이컨텍'이다. 오로지 본인만을 위한... 보지 않으면 셔터도 누르지 않는다. 서로의 눈빛 교환이 있은 후에야 비로서 파인더를 눈에 가져간다. 무서워서 안봐줄래야 안봐줄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번엔 그 반대쪽 그리고 다음엔 왼쪽, 오른쪽... 사방팔방에 있는 기자들이 요청한다. 약 두시간여의 개막식 레드카펫이 끝나자 그들은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또한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