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의 초이스톡] 이승우-백승호가 그 지점을 건드려 줄까?

이승우(오른쪽)와 백승호 마라도나, 메시급의 차세대 한국 축구 유망주

빠른 볼 터치, 폭발적인 순발력, 어느 상황서도 자유자재로 가능한 좌우 턴, 순간 상황에서 템포 조절이 가능 등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와 백승호가 JS컵에서 보여 준 플레이다. 필자의 느낌이 아닌 전문가들과 유수의 미디어 입에서 나온 말이니 신뢰도는 높다. 스페인과 영국등 유럽 언론도 바르샤의 미래에 이승우,백승호 그리고 팀에서 차출을 거부한 장결희까지 한국인 3총사를 올려놓고 있다.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유전자 자체가 완전히 다른, 아니 유전자 변이로 인한 변종 수준이다. 게다가 축구 황제 마라도나, 메시급의 자질을 갖췄다는 현지 언론의 평가를 받은 유망주가 한국인이라는 것만으로도 팬들의 흥분 게이지는 이미 정상 지수를 넘어선다.

거침없는 이승우-백승호의 드리블 스페인 언론은 이들을 바르샤의 미래로 선정했다

국가 대표 슈틸리케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이용수 기술위원장 등 축협 관계자 총출동. 신태용 올림픽 감독(왼쪽)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이승우-백승호를 보기 위해 JS컵에 뜬 레전드 차범근(왼쪽).

"내 목표는 발롱도르" 망설이지도 않고 거칠것 없는 이승우의 일성, 어린 선수의 당돌함으로 치부하기엔 그의 재능은 이미 메이저 클럽에서 영입 대상 1순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자 광고판을 걷어차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교체 때 에 항의하며 감독을 노려보는 당돌한 자기 표현은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승우 망설일 틈도 없이 슛
수비수 제치고 문전으로... 이건 기본이지
너무 아까워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바닥을 내려치는 이승우.
날 왜 바꿔요 -감독과 신경전 벌인 이승우.
내가 왜 그랬지- 벤치에 앉아 분을 못 삭이는 이승우.

편집된 부분일 테지만 스페인에서 그가 활약하고 있는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선수 맞아? 무엇에 홀린 듯 순간 얼어붙은 그 느낌들...우루과이와 1차전서 후반에 교체 투입돼 약 18분 간 그라운드를 누빈 백승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데 18분은 충분한 시간이었다. 1차전서 예열을 마친 백승호는 아쉽게 2차전서는 후반 44분에 그라운에 모습을 보였다.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안익수 감독의 말을 빌자면 3차전서는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다만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출전한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관중석서 다음을 기약하는 선수도 있다는 감독의 말을 곰곰히 되씹어 봤으면 좋겠다.

우루과이전서 수비수 사이를 발재간으로 뚫고 나가는 백승호.
악착같이 - 근성 또한 남에게 뒤지지 않는 백승호.


벨기에전 후반 44분 교체 선수로 출전한 백승호- 안익수 감독에게 불만 많아?
종료 2분여 남기고 출천하는 백승호- 서운한 표정이 그대로 노출

마음을 품었던 어떤 지점을 건들게 되면 무심히 쓰던 말도 유행어가 된다고 한다. 가끔 TV로 지켜보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몰려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전 우주적인 축구 메시아가 한국 땅에 출현하길 바라는 갈망으로 이어진다. 이승우, 백승호 등 축구 유망주들의 모습에서 팬들은 그동안 품어 왔던 어떤 지점을 건드려 줄 것 같은 조짐에 촉각을 세워 본다. 흥분은 되지만 비등점을 넘어서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그들의 성장은 곧 한국축구의 미래이기에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더팩트|수원월드컵경기장=최용민 기자 leebea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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