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진의 게임카페] '게임+문학', 생뚱맞은 조합에서 길을 찾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가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8 수상 작품집을 읽고 있다. 사진 왼쪽 상단은 책 표지 /최승진 기자

게임문학상 수상 작품집 직접 읽어보니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8 수상 작품집'을 최근 읽었다.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로 잘 알려진 컴투스가 주관한 공모전에서 상을 받은 수상작을 모아 지난달 발간한 책이다. '게임'은 어린 시절부터 접한 상투어였지만 이를 다룬 '문학'은 다소 거리가 있었던 만큼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웬만한 소설 작품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수상작들을 냉철하고 균형감 있게 정리한 심사평을 읽는 것 또한 흥미롭다. '긍정적인 생각과 순수한 상상력이 가진 마법 같은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한국적인 소재들을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참신하고 다채롭게 풀어냈다' 등이 그것이다. 게임 문학이 가진 한계에 거리를 두고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게임 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플레이스테이션4(PS4)·닌텐도 스위치·엑스박스 원(Xbox One)과 같은 비디오(콘솔)게임 분야 확장이 대표적이다.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비디오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건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게임기를 TV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게임은 세계 게임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다.

사진 왼쪽부터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 닌텐도 스위치 엑스박스 원 엑스 /각사 공식 홈페이지 캡처

비디오게임은 완결된 이야기를 찬찬히 음미하는 재미를 강조하기에 이 같은 문학적 접근은 긴요하다. 21세기 문화 콘텐츠 공식이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장르에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헤아려 보면 더욱 그렇다. 한 권의 책으로 묶인 이런 노력이 계속 쌓이면 언젠가는 우리 게임의 새 날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열린 첫 행사엔 모두 3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대거 출품돼 심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컴투스는 글로벌 게임문학상 행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공모전 활성화로 더 많은 신진 작가들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안타깝게도 작품집은 비매품으로 발간돼 시중 서점에서 구할 수는 없다. 배경을 묻자 회사 측은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콘텐츠 육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풀어내는 실마리가 왜 대부분 판타지여야 했을까. 컴투스가 출품작의 세계관을 분석해 봤더니 판타지 장르가 전체의 71%로 가장 많았다. 게임이 환상세계를 근간으로 한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검과 마법을 앞세운 판타지 범주에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역사적 사실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도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shai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