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푸른 바다 빛을 닮은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가 승부수를 던졌다. 정확히 말하면, 뻥 뚫린 하반기 시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응급처치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11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을 출시했다. 블루코랄은 '갤럭시노트7'에 처음 적용된 색상으로,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신의 푸르른 순간, 그 곁에 함께.'
더 이상 색다를 것 없는 '색상마케팅'이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할 만하다. 새로운 색상으로 고객들을 유혹하는 전략은 스마트폰 업계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펼쳐지고 있으며, 매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갤럭시노트7' 출시 초기 블루코랄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혁신이 없다'고 지적받은 '아이폰7'도 '블랙'이라는 특정 색상을 통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을 보면 '혁신보단 색상'이라는 말을 새삼 인정하게 된다.
◆ 왜 색상마케팅인가
색(色)은 성격이나 개성을 나타낸다. 색의 속성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며, 잘 고른 색상 하나가 제품뿐 아니라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색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색상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간단한 변화에도 '신제품'을 선보이는 듯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색상 추가를 통해 실망한 고객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있다.
색상마케팅은 '아이폰'으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3년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5S' 골드 색상이 인기를 끌자 타 제조사들이 금색 계통 색상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블랙 or 화이트'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스마트폰 색상 공식이 완전히 뒤집힌 건 애플이 '아이폰6S'를 '로즈골드'라는 분홍 계열 색으로 출시했을 때부터다.
삼성전자는 색상마케팅과 관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지난해 11월 '갤럭시노트5'에 핑크골드 색상을 추가, 애플에 맞대응하더니 올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7'의 색상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네 가지 색상으로 출발한 '갤럭시S7' 시리즈는 출시 1개월 후 핑크골드 색상이 추가됐고, 3개월 후에는 핑크블로섬 모델이 출시됐다. 기능과 디자인이 같은 제품을 오직 색상만 다르게 만들어 적절한 시기에 투입해온 것이다.
◆ 왜 블루코랄인가
최근 스마트폰 분야에서 색상마케팅은 한 가지 트렌드를 다른 제조사가 따라가는 방식이 아닌, 제조사가 직접 자신의 브랜드와 어울리는 '메인 색상'을 내세워 트렌드를 주도하는 양상으로 변화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색상은 바로 블루코랄이다. 회사는 올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노트7'에 블루코랄을 입혔고, 내년 상반기까지 대책이 없는 최대 위기인 이 순간에 또 한 번 블루코랄을 꺼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 출시 당시 어떤 색상이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는지에 대한 통계 데이터와 사업자, 사내 임직원 수백 명의 의견을 취합해 '갤럭시노트7' 메인 색상을 블루코랄로 결정했다고 한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노트7'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자체 조사 결과 블루코랄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고 밝혔다. 모바일 설문조사기업 두잇서베이가 전국 20~50대 남녀 4049명을 대상으로 한 구매 의향 조사에서도 블루코랄 색상은 26.7%를 차지했다. 골드 플래티넘(2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선호도였다.
삼성전자는 이런 블루코랄을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갤럭시노트7' 회수율을 높이고 신규 고객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이폰7'이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엣지' 블루코랄로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회사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함께 전개할 방침이다.
물론 새로운 색상을 입힌다고 해서 무조건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색상마케팅의 힘이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고 하더라도, '제품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판매 감소'라는 난제를 풀 수 있을 만큼 효과가 클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블루코랄 투입은 비책이 아닌, 말 그대로 응급처치다. 본질적인 개선이 아닌 만큼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일단 색의 힘을 믿어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