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의 연서복] 서인영vs가인 논란? '라스' 제작진은 어디있나

논란의 중심에 선 서인영과 가인. 가수 서인영과 가인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며 반말 논란에 휘말렸다. /더팩트 DB

'센 언니' 만들려던 '라스' 제작진 욕심 때문에

[더팩트ㅣ윤소희 기자] 가요계에서 '센 언니'라 불리는 두 가수 서인영과 가인이 신경전을 벌였다. 방송에서 불거진 두 사람의 신경전은 방송이 끝난 후 불이 붙었고,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누리꾼은 '누가 잘못했는가'로 장외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8일이었다. 서인영과 가인은 MBC '라디오스타'의 '걸크러시 유발자들' 특집에 출연했다. 방송 초반은 두 사람을 '센 언니'로 몰아가는 분위기였고 가인은 서인영이 세 보였던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서인영이 세 살 많은 나르샤에게 반말을 했고, 나이를 알게 된 후에도 반말을 했다는 거였다. 가인은 이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열을 받았었다"고 말해 서인영을 분노케 했다.

문제는 방송 후였다. 누리꾼은 서인영의 태도에 '꼰대가 아니냐' '초면에 반말하는 사람은 무례하다' 등 비판을 쏟았고, 이같은 반응에 화가 난 서인영은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서인영이 꼽은 문제는 이미 지나간 일이자 당사자와 해결한 일을 다시 언급한 점, 가인의 '열 받았다'는 표현, 녹화 전후가 다른 가인의 태도 등이었다. 서인영의 어조는 매우 날카로웠다.

이에 두 사람의 신경전이 수면 위에 올라왔다. 서인영의 글은 수많은 기사와 커뮤니티 게시글로 다뤄졌고 누리꾼들은 서인영에 더 큰 비난을 쏟았다. 서인영의 편에 서는 이들도 생겼다. 가인 측은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인영과 에피소드를 공개한 가인. 가인은 브라운아이드걸스 데뷔 초 서인영이 자신보다 3세 많은 나르샤에게 반말을 했던 사실을 밝혔다.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서인영과 가인, 누리꾼이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각종 매체와 인터뷰에서 "녹화 당일에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편집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였다.

다시 '라디오스타' 방송으로 돌아가 보면 가인이 서인영과 나르샤의 에피소드를 말하기 직전, MC 윤종신은 가인에게 "이건 뭐냐. 나르샤 반말"이라고 대본을 읽었다. 갑작스럽게 가인이 지난 일을 떠올린 게 아니라 이미 토크 주제로 정해진 내용이었던 것이다.

'라디오스타'의 대본은 작가들이 조사한 내용에 출연진과 사전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진다. 두 사람을 '센 언니'로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사전 인터뷰에서 가인에게 '센 언니 일화'를 물었을 터, 가인은 제작진의 질문에 서인영과 연결고리를 찾다 데뷔 초 나르샤에게 반말했던 때를 떠올린 듯했다.

독한 토크쇼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서인영과 가인 사태에 대해 녹화 때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편집했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MBC 제공

서인영은 방송으로만 봐도 에피소드가 다뤄지고 있다는 사실과 가인의 단어 선택에 많이 화가 나 보였다. 그의 화는 불이 타오르거나 전기가 흐르는 CG로 더욱 강조됐다. 제작진은 서인영이 '센 언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서인영을 '센 언니'로 만들기 위해 가인에게 에피소드를 물었고 자극적인 단어를 더 자극적이게, 화를 더 화가 나게 편집했다. 그 편집본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이에 논란이 생겼고, 그 논란은 커졌다.

방송을 책임지고 완성해내는 제작진이 커진 논란에 '녹화 땐 문제가 없었고, 있었다면 편집했을 것'이라고 드러낸 입장은 어쩐지 무책임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서인영을 향한 대중의 비판 강도가 컸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대응이었다.

서인영과 가인, 누리꾼, 제작진 가운데 누가 더 잘못했는가를 따지자는 건 아니다. 논란의 근원지인 프로그램이 문제의 둘레 밖에 있는 듯한 분위기가 의아할 뿐이다. 제작진의 기획과 편집 방향이 조금 달랐더라면 두 가수가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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