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흥행’ 모두 1등 삼성…‘명문’ 넘어 찬란했던 ‘왕조’ 부활하나 [김대호의 야구생각]


삼성, kt 12-1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우승
통산 9번째 정상, 옛 영광 재현
부상 투혼 구자욱, MVP 선정

삼성이 8일 kt를 12-1로 대파하고 한국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삼성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프로야구를 제패했다. 통산 9번째 정상에 올랐다. 흥행에서도 1등, 성적에서도 1등이다. 명실상부 최고의 ‘명문 구단’임을 입증했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서 kt wiz에 12-1로 크게 이겼다. 1패 뒤 내리 4승을 거둔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선발 투수 원태인의 5이닝 역투와 구자욱 최형우 김영웅 등 타선의 폭발 여기에 kt 내야의 자멸이 더해져 예상 밖의 대승을 거뒀다. MVP에는 햄 스트링 부상에도 결정적인 순간 마다 한 방을 터트린 구자욱이 선정됐다. 정규시즌 1위 kt는 삼성의 투지와 집중력에 시종일관 끌려다니다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삼성의 2026시즌 우승이 시사하는 점은 크다. 삼성은 초유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 2015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구단은 사건에 연루된 안지만 윤성환 임창용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우승을 두산 베어스에 내준 삼성은 긴 암흑기에 빠졌다. 주전 선수들은 하나 둘 팀을 떠났다. 모기업의 투자 의지는 확연히 꺾였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박진만 삼성 감독. 하지만 단기전에선 누구보다 냉철한 판단의 승부사로 변한다. 박 감독이 8일 kt전서 승리를 확신한 듯 두 팔을 치켜들고 있다. /대구=뉴시스

2020년부터 팀 재건에 나섰다. 원태인 김지찬 김성윤 이재현 김영웅 등 새로운 피로 팀 체질을 바꿨다. 중심은 강민호 구자욱 등 베테랑이 굳게 잡았다. 그 정점은 2022시즌 뒤 박진만 감독 선임이다.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나다. 경기 중엔 스마트한 야구를 지향한다. 하지만 단기전에선 ‘냉혈한’으로 돌변한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승부사’ 기질은 새로운 면을 보였다.

삼성은 2024시즌 준우승, 2025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FA 최형우를 영입했다. 최형우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끈 주역이다. 일부에선 만 40세를 넘은 선수와의 2년 계약을 회의적으로 봤지만 이종열 삼성 단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최형우 영입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형우는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자상한 큰 형님 역할을 했다. 이종열 단장의 또 하나 성과는 맷 매닝 대체 선수로 크리스 페덱을 데려온 것이다. 메이저리그 32승의 페덱은 7월 중순 합류 후 위기의 선발 투수진을 안정 궤도에 올려 놓았다. 한국시리즈에선 에이스 역할을 100% 해냈다.

삼성 구자욱은 햄 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100% 수행해 MVP에 선정됐다. 8일 kt전서 5회말 홈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지금까지 KBO리그엔 두 번의 ‘왕조’가 군림했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왕좌에 오른 해태 타이거즈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이룬 삼성이다. 삼성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팀도 없다. 많은 팬들이 등을 돌린 시기도 있었다. 2016년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긴 뒤 팬들도 마음을 열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홈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171만 7050명은 역대 최다 홈 관중 신기록이다. 2016년 이후 한국시리즈 2연패 팀은 없다. 삼성이 찬란했던 옛 왕조를 부활시킬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daeho902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