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들 띄운 한동훈 복당론…정작 원내선 '냉랭', 왜?


김태호·윤상현 잇단 복당 촉구
오세훈은 신중, 장동혁은 반대
친한계 "이제 시작" 기대…원내 여전히 회의적

당내 중진들이 잇달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한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던 복당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정체됐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복당론이 당내 중진들의 잇따른 가세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보수 통합 필요성이 부각되면서다. 다만 한 의원을 둘러싼 당내 반감이 여전한 데다 오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면서 실제 복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보수 통합론이 확산하면서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당내 논의도 다시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다만 복당의 시기와 방식을 놓고 주요 인사들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당내 대다수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가 될 때 이런 중요한 사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가 성숙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유리 그릇 다루듯이 해야 될 문제"라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같은 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중진들이 당내 문제를 꺼내는 것이 과연 대여투쟁에 도움이 되는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여투쟁에 앞장서서 초·재선 의원들을 이끌어야 할 중진들이 맡아야 할 역할에 부합하는 것인지 당원들이 지켜보면 많이 답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당론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당내 중진들이다. 4선 중진인 김태호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의 전격 복당을 대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진들이 앞장서고 지도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선 윤상현 의원도 오 시장과 한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장 대표를 아우르는 이른바 '오동석장 연대'를 제안했다. 지도부가 나서지 않을 경우 중진들이 직접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간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복당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당 지도부의 반대로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당내에서 중진들이 계파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는 요구도 여러 차례 나왔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중진들이 공개적으로 복당을 촉구하면서 친한계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친한계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영남과 수도권 중진들과 정당 개혁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는데, 이제 중진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 시장과 한 의원의 연대를 뜻하는 '훈훈연대'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의원 측이 오 시장과의 연대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과 달리 오 시장은 복당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복당 문제는 총선 승리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이 한 의원 제명 당시 강하게 반발했던 점을 거론하며 "변화의 진짜 이유가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당의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 사이에서도 연대를 둘러싼 온도 차가 드러나면서 복당 논의가 실질적인 진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윤상현(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하는 모습. /뉴시스

실제 복당까지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장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반대 기류가 여전한 데다 당내에 뿌리 깊은 한 의원에 대한 거부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 의원의 제명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과 지지층 간 반목 역시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한 원내 관계자는 <더팩트>에 "당내에는 오 시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히 폭넓게 형성돼 있는 반면, 한 의원은 지지하는 쪽과 강하게 반대하는 쪽의 대립이 뚜렷하다"며 "당원게시판 사건 등 현안과도 별개로 당내 여론 자체를 되돌리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 지도부 소속 한 의원도 "오 시장의 무죄 판결로 가장 불리해진 사람이 한 의원"이라고 봤다. 오 시장의 입지가 강화된 것이 한 의원에게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여기에 중진들이 단순히 복당론에 힘을 싣는 것을 넘어 협의체 구성 등 실질적인 통합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복당 논의도 크게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원내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 가능성을 사실상 희박하게 보는 분위기"라며 "기존에 한 의원에게 우호적이었던 의원들도 상당수 돌아선 상황이어서 복당 논의가 실제로 진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에서는 복당 논의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한 전 대표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친한계로 꼽히는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중진들로부터 시작해 의원들 사이에서 다수 의견으로 자리 잡고, 장동혁 대표가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과정으로 흘러간다면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중진들의 목소리는 시작일 뿐이고, 총선이 다가올수록 한동훈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추경호 대구시장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복당 논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인사는 "추 시장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민주당이 정당 해산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며 "그럴수록 한 의원이 당에 들어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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