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예은 기자]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감사단의 권한을 침해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유 위원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유 위원은 이날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은 유 위원이 대통령실에서 청탁을 받고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게 유리한 감사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종합특검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피고인은 감사단의 관계인 문답 조사 등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필수적 감사 수단을 봉쇄함으로써 감사단의 감사권 행사를 방해했다"며 "피고인이 인사권과 감찰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며 감사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감사단은 그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 위원 측은 종합특검의 기소가 감사권 법리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유 위원 측 변호인단은 "감사원법상 감사단은 감사원장의 명을 받은 사무총장의 지휘·감독 하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자료 제출 요구 자체를 금지하지 않았다면 특정 감사 수단을 금지한 것은 위법한 지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위원 측은 감사방해 혐의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되기 전 수사와 증거 수집이 이뤄졌다며, 법 개정으로도 위법성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무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공소장 일본주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가 보기에도 공소장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에 비해 기초사실이나 전제사실 부분이 너무 방대하다"며 "공소사실 입증에 필수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정정이나 삭제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모두 마치고 오는 20일 감사원 과장급(3급) 공무원 손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유 위원 보석 심문도 열렸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심문은 비공개됐다.
유 위원은 관저 이전 관련 감사가 진행되던 2023년 실무진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려 독립적인 감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유 위원은 감사단에 △대통령비서실 대상 공문을 통한 자료 제출 요구 금지 △대통령비서실 관계자 문답 조사 금지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 대면 조사 금지 등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특검은 유 위원이 대통령실 감사 대응팀 관계자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판단해 지난 8월 구속기소 했다.
앞서 한차례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유 위원은 지난달 30일 1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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