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사장이 4일 호남권 반도체산업에 필요한 변압기를 조달하기 위해 대구·부산 등 다른 지역 사업에 배정된 기자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변압기 조달에 3년이 필요한데 올해 실행해야 하는 호남 반도체 사업은 3년을 기다릴 수 없다"면서 "이로 인해 다른 지역 공사를 지연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앞뒤가 맞지 않은 발언을 했다.
전남광주시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기자간담회에서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 설비를 우선 확보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전력망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해 이같이 반박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변압기는 세계적인 수요 때문에 조달에 3년 정도가 필요하다"며 "호남권 반도체 사업은 올해 계획돼 즉각 실행해야 하는 만큼 3년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국적으로 전력망 건설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곳도 있지만 지연되는 곳도 있다"며 "다른 지역에서 공사 일정이 지연되는 사업의 변압기를 당겨 쓰고 해당 사업이 빨라지면 다시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발언은 공사 일정이 늦어지는 곳의 변압기를 호남 반도체 산단에 우선 전용하고 타 지역은 다시 공급하겠다는 뜻이지만 새 변압기 조달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애초 계획된 5개 변전소의 준공이 줄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실토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대구시장은 지난 3일 기자 간담회에서 신달성 변전소 준공 시점이 2028년 말에서 2030년으로 늦춰지는 문제를 두고 "한전의 해명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이고 당초 준공 약속을 지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재옥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대구 달서을)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호남권 반도체 조기 전력 공급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에는 변압기 확보 방안으로 '변압기 타사업 물량 전용'만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시한 '준공 목표 이연 예정인 변전소 현황'에도 대구 신달성변전소는 현행 준공 목표인 2028년 12월에서 2030년 4월로, 여수 중흥변전소는 2028년 6월에서 2030년 6월로, 부산 신항변전소는 2028년 12월에서 2030년 12월로, 부산항발전소는 2029년 10월에서 2031년 4월로 각각 조정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윤 의원이 한전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신규 변압기 발주 시 제작에만 2~3년이 걸려 지금 발주하면 2028년 호남 반도체 산단 1단계 전력공급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호남 반도체 공기 단축안에는 변압기 확보 방안이 '타사업 물량 전용' 하나뿐이었다"며 "한전이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다양한 확보 방안은 논란이 커진 뒤에야 나온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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