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앞으로 코스피 상장사들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얼마나 일찍 알렸는지, 최근 3년간 자사주를 얼마나 사들이고 소각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중복상장이나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기존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도 보고서에 담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개정 기준은 2027년 제출하는 보고서부터 적용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올해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회사가 공시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말 기준 대상은 826개사다.
배당 관련 공시에서는 주주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을 살핀다. 앞으로 기업들은 결산배당 여부와 배당금액 등 주요 정보를 주주총회 6주 전에 공개했는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이는 주주들이 배당안을 확인한 뒤 주주제안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상법상 주주제안 기한은 주총 6주 전이지만, 통상 주총 소집 통보는 2주 전, 사업보고서 공시는 1주 전에 이뤄져 주주가 배당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배당정보의 조기 공개 여부를 시장에 알리도록 해 기업의 이행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자기주식 관련 정보도 늘린다. 해당 연도뿐 아니라 최근 3년간의 자사주 취득·소각·보유 내역을 기재하도록 했다. 투자자가 기업별 주주환원 현황과 정책의 변화 정도를 비교하기 쉽게 하려는 취지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잦았던 중복상장과 유상증자에는 주주보호 조치와 소통 내역을 공시하도록 한다. 해당 거래를 추진하는 기업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 등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보고서에 밝혀야 한다.
특히 유상증자를 실시했거나 계획하고 있다면 제3자 배정 여부와 증자 규모, 할인율, 자금 사용 목적, 지배주주의 신주 취득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기존 주주가 지분 희석 가능성과 자금조달 조건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보강하는 것이다.
집중투표제를 우회하려는 행태에도 공시를 통해 대응한다. 지난해 9월 상법 개정으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가 이사 2명 이상을 선임할 때 집중투표제를 실시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일부 기업이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정해 이를 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집중투표제 실시 여부뿐 아니라 이사 수와 임기를 변경한 경우 그 사유와 집중투표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기재하도록 했다. 이사회 구성 변경이 개정 상법의 취지를 우회하기 위한 것인지 주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
주총 안건을 검토할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도록 유도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사업보고서 제출일을 적고, 주총 2주 전까지 제출하지 못했다면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들의 이행 상황을 살펴 ‘주총 2주 전 사업보고서 제출 여부’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주요 원칙의 준수 여부를 밝히고, 지키지 못했다면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작성한다. 제출기한을 지키지 않거나 허위공시를 하는 경우,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한 항목에 대한 정정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검토될 수 있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개정 내용이 내년 보고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달부터 상장사 공시담당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컨설팅과 교육·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