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국시리즈다운 ‘鬪魂’ 보였다…명문 구단 ‘자존심’ 지켜 [김대호의 야구생각]


KS1차전서 kt에 7-8 패
0-8에서 한 점차까지 추격 '투혼'
남은 경기 대 접전 예고

2026 한국시리즈가 대 접전을 예고했다. 3일 1차전은 kt가 8-7로 신승했다. 경기에 앞서 두 팀 선수들이 도열해 있다. /수원=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19번째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삼성에 이어 두산 베어스가 15번, KIA 타이거즈가 12번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우승은 8번으로 KIA의 12번에 이어 두 번째다. 45년 역사에서 유일하게 ‘꼴찌’를 경험하지 않은 구단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홈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잠실야구장이 홈인 LG 트윈스와 두산을 관중 수에서 앞섰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우승 횟수와 누적 기록, 홈 관중 호응도 등을 종합할 때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라 해도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삼성은 2026시즌 정규시즌 2위를 기록했다. 전반기는 1위로 마쳤지만 막판 투타 불균형을 노출하면서 1위 kt wiz에 8경기 뒤졌다. 특히 불펜의 기복이 심했다. KIA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부상으로 빠졌다. KIA와 최종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른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만신창이가 됐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옆구리 부상으로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마스크를 썼다. 주포 구자욱 역시 햄스트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지만 경기에 나가야 했다. 이번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출전한 현역 최고령 최형우는 좌익수 수비를 마다하지 않았다. 필승조의 핵심 이승민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휴식이 필요하다.

삼성 구자욱이 7회초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좌중월 2점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홈런 자킷을 입고 있다. /수원=뉴시스

삼성은 3일 kt와의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7-8로 졌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였다. 삼성은 초반부터 힘에서 kt에 밀렸다. 원투펀치를 플레이오프에 소진한 삼성은 팀 내 4선발 최원태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2이닝 만에 5점을 내주고 강판 됐다. 반면 삼성 타선은 kt 선발 투수 데이비스 대니엘의 퀵모션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그 사이 kt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6회까지 8-0으로 크게 앞섰다. 안현민(3회) 한승택(5회) 김현수(6회)가 홈런 3방을 터트렸다. 싱거운 한국시리즈가 염려될 만큼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대니엘에 6회까지 2안타로 숨죽이던 삼성 타선이 깨어나기 시작한 건 7회초였다. 3번 구자욱의 좌중월 2점 홈런 등 연속 3안타로 대니엘을 끌어 내렸다. 계속해서 7번 류지혁의 내야 땅볼과 9번 이재현의 2타점 적시타로 무려 5점을 뽑아냈다. 삼성의 끈질긴 추격에 당황한 건 kt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급히 필승조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등판하는 투수마다 진땀을 흘렸다. 삼성은 8회초 1사 1,2루에서 5번 김성윤의 중전 안타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kt 마무리 박영현의 폭투로 7-8로 추격했지만 끝내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분루를 삼켰다.

kt 안현민이 3-0으로 앞선 3회말 좌월 2점 홈런을 날린 뒤 특유의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삼성은 비록 대역전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우승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전력을 쏟았으면서도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kt의 필승조를 모두 끌어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kt와 대등한 위치에서 정면 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 마디로 삼성의 저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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