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파고든 중국산 전기차…국내 공장 지킬 세제 카드 나오나


중국산 점유율 43.5%…국산은 절반 아래
생산 지원 요구에 정부 "국회 논의 참여"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면서 자동차업계가 국내 생산을 지원할 세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수입차에도 지급되는 구매보조금만으로는 국내 공장과 부품업계의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논의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완성차까지 지원 범위를 넓힐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업계 간담회에서 전기차 생산세액공제와 관련해 "국회 논의 과정에 정부도 적극 참여하고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국내에서 지원 대상 품목을 직접 생산·판매한 기업에 생산 실적에 따라 소득세나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존 연구개발(R&D)·시설투자 중심의 세제 지원을 실제 생산 단계까지 넓히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 8월 세제개편안에서 태양광발전·풍력발전·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인공지능(AI) 로봇부품 등 6개 분야에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기차는 구매보조금과의 중복 지원 등을 이유로 제외했다. 핵심부품인 이차전지를 지원하면 완성차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자동차업계는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주는 보조금과 국내에서 차를 만드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매보조금은 차량 가격과 성능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수입차 구매자도 받을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은 늘릴 수 있지만 국내 공장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효과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기아 EV4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생산세액공제를 통해 국내에서 차를 만들 때 드는 부담을 낮추면 완성차 공장뿐 아니라 부품 협력업체의 일감과 고용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날 간담회에서도 전기차·자율주행차 및 부품업계는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요청했다.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는 수입산 비중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규 등록 전기 승용차 25만8284대 가운데 수입산은 13만2438대로 51.3%를 차지했다. 국산 비중은 48.7%였다. 연간 전기 승용차 신규등록이 10만대를 넘어선 2022년 이후 국산 점유율이 절반을 밑돈 것은 처음이다.

중국산 전기 승용차는 같은 기간 11만2417대가 등록됐다.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35.1%에서 올해 43.5%로 8.4%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산에는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온 테슬라 모델도 포함된다.

국회에서는 전기차를 생산세액공제 대상에 넣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은 지난달 16일 이 같은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이달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의 세법개정안 심사에서 전기차 포함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자율주행 기술력 제고와 핵심부품·기술 R&D 확대 등을 담은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생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기차 생산세액공제는 국내 생산과 부품업계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도입이 늦은 만큼 이제라도 추진해야 한다"며 "세제 지원이 기업의 수익 개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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