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다빈 기자] 1980년 비상계엄 해제 등을 요구하다가 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했던 60대 남성에게 정부가 6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맹준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23일 60대 남성 A 씨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지난 1980년 4~5월 대학생이던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 퇴진 및 계엄 해제를 요구하다가 부모의 자택에서 계엄포고령 10호에 따라 영장 없이 불법 체포, 93일간 구금됐다. 출소 이후엔 학교에서 제적당해 강제로 군에 입대했다.
이에 A 씨는 정부를 상대로 불법 구금에 따른 위자료 청구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1심은 A 씨가 불법 구금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기간 중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자료 4250만원만 인정했다.
반면 2심은 1심 판결을 깨고 A 씨가 청구한 위자료 8000만원 중 6500만원까지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부모 자택에서 형사들에게 끌려간 경위와 옥인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옷을 발가벗기고 구타를 당하는 등 감금된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의해 자행된 가혹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불법성의 정도가 심각하고 중대할 뿐만 아니라 유사 사건의 재발을 억제할 필요성 역시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기관의 헌정질서파괴범죄 중 자행된 반인권적 행위로, 신체의 자유가 전면적으로 박탈된 상태였다"며 "가혹행위를 전부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 존재를 일괄 배척하는 것은 불가능한 증명을 강제하거나 지나친 증명의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르게 돼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간의 구금 기간에 걸쳐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인권침해적인 행위가 반복적으로 자행됐음은 어렵지 않게 추단된다"며 "불법행위의 위법성과 정신적 피해의 정도를 가중하는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건 발생 후 약 46년에 달하는 오랜 기간 동안 배상도 지연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