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DB증권, 배당 늘려도 나란히 'PBR 0.3배'…저평가 까닭은


현대차증권, 충당금 부담에 수익성 회복 더뎌
DB증권, 중소형사 성장성 우려 진단

현대차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1배 수준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차증권과 DB증권이 배당을 늘리고도 한국거래소의 첫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금융 충당금 부담과 더딘 수익성 회복을, DB증권은 중소형사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저평가 원인으로 짚었다. 두 회사는 사업구조를 손질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가 이달 1일 발표한 저PBR 공표 대상 151개사 가운데 증권사는 현대차증권과 DB증권 두 곳뿐이다. PBR은 현대차증권이 0.31배, DB증권이 0.33배다. 거래소가 9월 21일~10월 22일 20거래일의 평균 시가총액과 최근 사업·반기보고서상 자본총계 등을 반영해 산정한 수치다.

두 회사는 지난달 PBR 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공표 대상에서 빠지지 못했다. 누적 6년간 저PBR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개선계획을 공시해도 공개를 면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개선책의 성과보다는 장기간 이어진 저평가 이력이 반영된 결과다.

◆ 현대차, 충당금 부담에 더딘 ROE 회복…수익원 다변화 추진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2일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 2.0'에서 "경쟁사 대비 낮은 ROE 개선 속도로 PBR 개선 정체"라고 자체 진단한 바 있다. 회사가 올해 6월 말 기준 최근 4개 분기 실적으로 산출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3%다. 자기자본 1조~3조원인 상장 증권사 비교군의 단순 평균 9.6%를 밑돌았다.

수익성 회복을 늦춘 요인으로는 과거 부동산금융 투자의 충당금 부담을 들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61억원으로, 2022년 이전에 투자한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최근 실적에서도 순이익과 영업이익의 흐름은 엇갈렸다. 올해 1~9월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7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6.0%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개선책은 부동산 중심의 투자은행(IB) 사업과 채권 위주의 운용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맞췄다. 자산관리·연금 등 수수료 기반 사업을 키우고, 구조화금융에서는 우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을 선별하는 동시에 AI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관련 자문·주선을 확대하기로 했다. 분양형 PF에서 운영수익형 PF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ROE 8%, 2028~2029년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기존에 '업종 평균 상회'로 제시했던 PBR 목표도 구체화했다. 2027년에는 0.4~0.6배, 2028~2029년에는 0.6~0.8배로 높일 계획이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방식도 바꾼다.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은 약 229억원으로 전년 141억원보다 늘었고, 회사가 공시한 배당성향은 39.7%로 당초 목표인 30~35%를 웃돌았다. 다만 회사는 현금배당 외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새 계획에서는 "배당성향 40%의 기본 주주환원 기조 아래 5% 이상의 추가 주주환원"을 제시했다. 당초 2028년 목표였던 배당성향 40% 이상을 올해로 앞당기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더해 총주주환원율을 45% 이상으로 높이는 내용이다. 올해 주주환원분에 대한 자사주 매입은 내년 1분기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DB증권의 PBR은 약 0.33배다. /더팩트 DB

◆ DB, 실적 개선에도 성장성 의구심…PB·IB 연계로 수익기반 넓힌다

DB증권은 중소형 증권사의 성장성과 자본효율성에 대한 낮은 평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회사는 PBR 개선계획에서 "증권사 자본 규모에 따른 양극화 심화로 중소형 증권사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존재"라고 진단했다. 대형사보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과거 높은 손익 변동성과 PF 등 잠재 위험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자체는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은 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64% 늘었다. 다만 사업별 흐름에는 차이가 있었다. 별도 기준 자산관리(W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62억원 적자에서 올해 280억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기업금융 부문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줄었다.

회사는 프라이빗뱅킹(PB)과 IB 업무를 연계한 사업모델을 성장전략의 중심에 뒀다. 금융상품 판매와 상품군 확대를 추진하고, 저축은행·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고객자산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회사가 집계한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의 고객자산은 지난해 말 110조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23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수익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위험관리도 병행한다. DB증권은 개선계획에서 "PF 사업장 재구조화 등 잠재 리스크 최소화와 효율적 비용 관리 실행"을 제시했다. 사업별 자원을 탄력적으로 배분해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별도재무제표 기준 PBR을 2027년 0.7배, 2029년 1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주환원에서는 이미 늘린 배당을 일관되게 이어가는 데 초점을 뒀다. 지난해 결산 주당 배당금은 550원으로 전년 400원보다 37.5% 증가했고, 현금배당 총액은 약 222억원이었다. 회사가 별도 조정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주환원율은 42%다. DB증권은 이번 개선계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 기반의 일관된 주주환원정책 실행"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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