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르포] 4년 흘렀어도 '멈춘 시간'… 이태원 참사 4주기 현장


한산해진 '기억과 안전의 길'… 핼러윈 앞둔 거리엔 추모의 리본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찾은 유가족이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헌우 기자

참사 현장인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박헌우 기자]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멈춰 선 시간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찾은 유가족이 서글픈 발걸음으로 참사 현장에 머물렀다.

2022년 10월 29일, 160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그날의 비극으로부터 어느덧 4년이다.

참사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이태원 골목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던 그날의 혼란은 사라지고, 골목은 다시 평범한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온 듯했다.

인근 상가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가게를 장식하거나 주류 박스를 옮기는 등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상인들은 참사의 아픈 기억을 안은 채 다가오는 핼러윈을 맞이하며 각자의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참사 현장을 찾은 시민이 빌보드 안내문을 읽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시계는 여전히 그날에 멈춰 있다.

이날 골목을 찾은 한 유가족은 차마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추모 벽을 쓸어내리며 "매년 찾아오는 핼러윈이 야속하기만 하다. 자식이 걸었던 이 길에 서면 여전히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며 희생자들을 기억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28일 오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시민추모대회에서 "네 번의 계절이 바뀌는 동안 아이들의 빈자리는 단 하루도 익숙해지지 않았다"며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22년 10월 29일에 멈춰 있다"고 울먹였다.

이 위원장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한 사회 조성을 강조하며 시민들에게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참사 현장 지나는 시민.

외국인 관광객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부 역시 안전관리 점검에 나섰다.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핼러윈 대비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 준비부터 현장 관리까지 빈틈없는 대응을 지시했다.

홍대·이태원·성수동·익선동 등 주요 밀집 지역의 시설물과 보행 환경을 점검하고, 경찰·소방·자치구·의료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통해 선제적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참사 현장 인근 이태원세계음식문화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근 가게에 해피 핼러윈이 젹혀 있다.

이어 28일 이재명 대통령도 국민생명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우선할 가치는 없다"며 "참사와 재난 속에서 국가가 제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태원역 인근 거리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리본과 현수막이 걸려 있어, 핼러윈을 준비하는 상점들과 대조를 이뤘다.

음식점 관계자가 주류 박스를 옮기고 있다.

아직은 조용한 이태원세계음식문화거리.

시간이 흐르며 참사의 기억은 일상 속에서 조금씩 희미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그날의 비극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참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태원 거리 곳곳에는 참사를 추모하는 리본이 걸려 있다.

한적해진 골목 사이로 오가는 일상의 발길과 거리 곳곳의 추모 리본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이태원.

참사의 기억은 점차 일상 속으로 아득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희생자들이 남긴 빈자리와 유가족의 멈춰 선 시간은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유가족들의 시간은 그날에 멈춰 있다.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향한 걸음은,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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