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 일시현상?…'박스권' 돌파한 혁신당 약진 어디까지


복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 '뚜렷'
'총선 경쟁·대여 협상' 위한 '공고화' 관건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반등을 발판으로 독자 생존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주요 현안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진보층 요구를 선명하게 반영한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사진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8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조국혁신당이 지지율 반등을 발판으로 '독자 생존'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주요 현안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진보층 요구를 선명하게 반영한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혁신당이 반등한 지지율을 온전히 세력화하기 위해선 독자적인 정치적 비전과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복수 여론조사에서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10 총선에서 12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얻는 큰 성과를 거둔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하던 혁신당에 오랜만에 분위기 반전의 기회가 온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22일 공표, 무선전화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p), 응답률 2.2%)에서 혁신당 지지율은 9.0%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1.6%p 상승한 수치로, 이는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진보 성향 응답자 중에서 혁신당 지지율이 7.0%p나 뛰어 17.8%로 조사된 게 눈에 띈다.

여타 조사에서도 상승 흐름은 확인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19일 공표,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7%) 결과, 혁신당 지지율은 6.9%로 10월 첫째 주 조사 결과(5.2%)에서 3주 연속 상승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약진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선명성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운영과 중도층 확장을 고려해 주요 현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혁신당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8월 24일 국회에서 신장식 혁신당 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혁신당의 약진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선명성'이다. 민주당이 정부 운영과 중도층 확장을 고려해 주요 현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 혁신당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의 정책 방향이나 대응 방식에 불만을 품은 진보 지지층이 대안으로 혁신당을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다. 혁신당은 최근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고 민주당에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민주당이 탄핵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법리적 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론을 유지하는 사이, 혁신당은 독자적인 탄핵소추안을 내놓으며 강경 진보층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분석이다. 혁신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제·민생 정책에서도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의 지지율 상승이 혁신당 자체의 경쟁력 강화인지, 민주당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인지 아직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지지율 상승 기조에 대해 "(민주당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며 "반사이익에 그치면 안 된다. 여기에 보답하고 계속 지지받을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여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강경한 개혁 노선에 공감하는 유권자가 혁신당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과는 별개로, 이들이 혁신당의 장기적인 지지층으로 정착했다고 볼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며 "민주당이 개혁 의제를 다시 선점하거나 지지층의 불만을 해소할 경우, 혁신당 지지율이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국혁신당이 선명한 야당에 그치는 것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나아갔을 때 2028년 총선에서의 독자 생존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사진은 6·3 국회의원 재선거에 평택을 후보로 출마한 조국 전 혁신당 대표가 지난 5월 19일 경기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더 큰 평택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김성렬 기자

결국 혁신당이 '선명한 야당'에 그치는 것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나아갔을 때 2028년 총선에서의 '독자 생존'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지난 총선에서의 비례대표 선거 규정이 이어진다는 전제로 혁신당이 10% 안팎의 득표율을 얻을 경우 약 4~5석의 의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역구 후보의 경쟁력이 더해질 경우, 각종 현안에서 대(對)여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향후 혁신당 약진 전략에 대해 "독자 노선을 과하게 강조하다가 범여권의 협력 기반을 훼손할 수 있고, 반대로 연대에만 치중하면 '민주당 2중대'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민주당과 경쟁하면서도 필요한 사안에서는 협력하는 전략적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향후 (혁신당의) 정치적 체급을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

기사에 활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xo9568@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