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전선업계 '호황'…수주·실적 동반 성장


LS전선·대한전선 상반기 수주잔고 13조원 넘어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생산시설 확충 속도

LS전선 직원이 HVDC 케이블을 테스트하고 있다. /LS전선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로 국내 전선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수주를 확대하며 수주잔고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주요 계열사들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과 대한전선의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총 13조616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8.3% 증가했다. LS전선은 지난해 말 6조9521억원에서 9조5535억원으로 37.4% 늘었다. 대한전선도 같은 기간 3조6633억원에서 4조629억원으로 10.9% 증가하며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라 대용량 전력 공급에 필요한 전력케이블과 배전설비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전력망 교체, 재생에너지 연계 설비 투자도 전선업계 호황을 뒷받침한다.

국내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버스덕트 등 배전망 제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유럽 주요 전선업체들이 송전망 제품에 주력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해외 경쟁업체들의 공급 제약도 국내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미국과 유럽의 안보 관련 규제로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본 업체들은 자국 내 전선 수요가 많아 해외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LS전선 계열사들은 북미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가온전선은 미국 자회사 LSCUS를 통해 현지 빅테크 기업들과 장기 버스덕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2000억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계약도 확보했다. 버스덕트는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 시스템이다.

실적도 성장세다. 가온전선과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등 LS전선 계열사 3곳의 올해 3분기 매출 합계는 1조4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1억원으로 88.7% 늘었다.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전선

가온전선은 3분기 매출 9865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9%, 99.1% 증가했다. LS에코에너지도 매출 3515억원, 영업이익 222억원으로 각각 51.0%, 50.2% 늘었다. LS마린솔루션은 매출이 4.3% 감소한 73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9억원으로 약 235% 증가했다.

가온전선은 북미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해 내년 초까지 중전압 케이블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80억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대한전선도 미국에서 초고압 전력망 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법인 T.E.USA가 현지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일괄수주(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해당 프로젝트에 필요한 초고압 케이블과 접속재 공급을 위해 미국 법인과 약 1200억원 규모의 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에도 미국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한전선은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김준석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해저케이블 등 차세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김준석 사장은 대한전선 인수 과정부터 회사의 성장과 변화를 함께해 온 경영자"라며 "풍부한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HVDC·해저케이블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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