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카드 꺼내고 요새화 속도? 이틀 연속 담화낸 北 속내


새 대응 수단 임무 대기·대남 확성기 재개 예고
박정천 동행…"국경 상황 당중앙군사위서 인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대남 확성기 재개와 새로운 대응 수단의 임무 대기를 예고했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일대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틀 연속 담화를 내고 대남 확성기 재개와 새로운 대응 수단의 임무 대기를 예고했다. 북한이 한국군의 대응을 위축시키면서 국경 요새화 작업을 강행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 수단들은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갈 것이며 대한국(대남) 확성기들도 수일 안으로 대기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를 향한 비난도 이어갔다. 김 부장은 "청와대와 정부의 관리들은 하나와 같이 판에 박은 듯이 닮고 뺀 천치들"며 "이재명 정부의 취약성과 미숙성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방정책특별보좌관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는 "적반하장이란 말의 뜻도 모르고 송사리 같은 자가 무책임하게 지껄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가동 예고를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하고 대남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김 부장은 국경 요새화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주권이 행사되는 영내에서 우리의 목적에 따르는 국경 영구화 공사는 어김없이 성과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국경이 요새화되면 조한(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위험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병적인 객기로 순간이나마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실수라도 범한다면 그때에는 모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 수단들은 임무 대기 태세에 들어갈 것이며 대한국(대남) 확성기들도 수일 안으로 대기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이번 담화는 국경 요새화 작업을 둘러싼 우리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전날 담화에서도 "우리의 전술적 사냥조들은 새로운 진지들을 차지하고 있으며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 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한국군이 8월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경고방송 2870회와 경고사격 201회를 실시했다고 주장하며 대응 횟수까지 공개했다.

북한이 국경 요새화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군사적 충돌 위험을 거론하는 것은 한국군의 대응 자제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남측만 자제하면 대응 태세, 확성기 대기 상태 같은 것이 필요 없으니 한국에 간접적인 자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경고사격 자제 요청에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군의 경고사격에 대남 확성기 가동을 대응책으로 지속 예고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김 부장이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공사 현장을 함께 찾은 것도 눈길을 끈다. 김성기 국방상 대신 당·군 핵심 인사인 박 고문이 동행하면서 현장 상황을 군사적 차원에서 관리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MDL 일대에서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긴장과 충돌의 위험을 키우는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고성의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사이로 한국군 병사들이 순찰하고 있는 모습이다. /AP. 뉴시스

통일부 당국자는 "박 고문이 당중앙군사위원회(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기도 해서 군부를 대표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박 고문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군사 관련 최고결정기구의 2인자, 포병·미사일 운용과 작전에 밝은 인물"이라면서 "국경 상황을 당중앙군사위 차원에서 인식하고 있으며 군사적 대응을 작전적 차원에서 보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남북 간 소통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MDL 일대에서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긴장과 충돌의 위험을 키우는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남북 간 긴장과 충돌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MDL에 대한 남북의 입장을 일치시키고 평화적 관리를 위한 소통 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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