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시민은 허리띠 졸라매는데…세종시의원 의정비 8.9% 인상 논란

세종시의회.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의원들의 내년도 의정비 인상안이 논란이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 3.5%의 2.5배가 넘는 8.9% 인상안이 추진되면서다. 재정난을 이유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세종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마련한 기준안에 따르면 시의원 1인당 연간 의정비는 6201만 원에서 6541만 원으로 오른다. 시의원 21명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추가 예산은 7140만 원이다. 액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의정비인 만큼 인상 폭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설명과 공감대가 필요하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심의위원들의 입장 변화다. 9월 14일 회의에서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 수준이나 그 이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재정 여건과 시민 부담을 고려해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열린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이 8.9% 인상안에 동의했다. 왜 입장이 달라졌는지, 그 판단을 뒷받침한 근거는 무엇인지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

표결 과정도 논란을 남겼다. 회의장을 떠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의 기존 발언을 근거로 찬성에 포함하면서, 8.9% 인상안에 6명이 동의한 것으로 처리됐다. 회의록에 기록된 절차가 규정에 부합하는지와 별개로, 시민 눈높이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충분히 확보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지난 6월 세종시장직 인수위원회는 하반기 재원 부족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취득세 수입 감소와 의무지출 증가로 가용재원이 줄어든다는 진단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에게는 재정 절약을 강조하면서 의정비는 큰 폭으로 올리려 한다면 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물론 지방의원의 전문성과 책임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의정비를 무조건 동결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인상 필요성과 적정 수준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거치는 일이다.

지난 19일 열린 주민공청회에서는 인상 반대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의 의견이 단순한 절차적 요건을 채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심의위원회는 반대 목소리가 왜 나왔는지 살피고, 인상안의 필요성과 재정적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의정비는 의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돈이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시민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오는 31일 최종 지급 기준을 결정하기에 앞서 심의위원회가 되새겨야 할 원칙도 여기에 있다. 인상률을 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정이 시민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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