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수강생들의 학번과 성적, 순위 등을 공지한 대학 교수의 행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림대학교 학생 A 씨는 지난 4월 "B 교수가 학교 학습관리시스템 공지사항에 수강생들의 학번과 성적, 순위 등을 공개적으로 게시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B 교수는 지난 4월22일 학생 26명의 성적, 순위를 학번과 함께 공지사항에 올렸다. 이후 A 씨가 항의하자 A 씨 정보만 삭제됐다.
A 씨는 이어 학교에도 항의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성적은 개인정보가 아니며 교수의 재량"이라고 답변했다. 게시글은 약 2주간 공개된 뒤 지난 5월7일 삭제됐다.
B 교수는 "30년간 강의를 진행하며 관련 규정이나 지침을 보지 못했고 이의제기를 받은 것도 처음"이라며 "교무처 직원에게 규정 위반 여부를 문의했을 때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답변을 받아 게시했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도 "성적 공개와 관련한 명시적인 교내 규정은 없다"며 "그동안 다른 수업에서도 유사하게 성적 공개를 해온 사례가 있어 교수 재량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학번은 개인정보이며 성적 또한 제3자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정보"라며 "성적이 공개적으로 게시될 경우 당사자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이 수개월간 같은 수업을 들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다른 수강생이 학번을 통해 일부 학생의 성적을 확인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전체 수강생 성적과 순위를 게시한 행위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7월 한림대 총장에게 전체 교직원에게 학생 개별 성적 통지 기능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학생 성적 공개 및 통지 절차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시행세칙 등 내부 규정이나 지침에 반영하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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