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6월까지 인공지능(AI) 전환 전담 조직의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4월 출범한 조직을 약 1년 2개월 만에 종료하고 각 계열사와 부서가 자체적으로 AI 전환(AX)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정보통신기술(ICT)담당 사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소프티어 테크 토크 오프데이 2026'에서 "2년 후에도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팀(TFT)이 있다면 우리 그룹의 AI 전환(AX)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TFT를 구성했다. 진 사장이 TFT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AI 전환을 이끌고 있다.
TFT는 1년간 운영한 뒤 필요하면 활동 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대차그룹은 내년 6월까지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진 사장은 "올해 4월에 시작했는데 내년 6월에 끝내는 것이 목표"라며 "1년 2개월 정도 만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FT의 역할은 그룹 내 모든 조직이 자체적으로 AI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500개가 넘는 법인을 대상으로 TFT가 직접 AI 전환을 추진하기보다 각 계열사와 해외 권역에 유사한 조직을 구축해 AI 활용 역량을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TFT 활동 종료를 판단할 구체적인 성과 기준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80% 이상이 AI 도구를 활용하고 전체 직원의 70% 이상이 주 1회 이상 AI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체 조직의 40% 이상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업무를 자동화하는 목표도 포함됐다.
TFT는 △프로젝트 관리(PMO) △AI 리스크 대응 △AI 기반 조성 △AI 프로젝트 총괄 △AI 역량 향상 등 5개 분과로 운영된다. 별도의 AI 윤리위원회도 구성해 AI 활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와 그룹 차원의 대응 원칙을 논의하고 있다.
AI 전환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과제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43개월인 차량 개발 기간을 30개월 이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구개발뿐 아니라 구매와 생산 등 여러 부문이 함께 참여해 개발 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품질 관련 클레임 비용을 30% 이상 줄이는 것도 주요 목표다. 그룹 공통 과제로는 사내 문서 유통 체계 개선과 작업장 안전사고 감축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전 직원이 필요한 사내 문서를 5분 이내에 찾고 업무 관련 지식을 자연어 검색으로 1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공장과 연구소 등 전 그룹사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도 50%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실제 생산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 개선 사례가 나오고 있다. 기아 광명공장에서는 비개발자인 직원이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생산라인의 차량 식별과 사양 확인 작업을 자동화했다. 기존 8000만원 상당의 비전 카메라 대신 2만5800원짜리 웹캠을 활용한 사례다.
진 사장은 AI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 도입뿐 아니라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술로 무엇을,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하다"며 "디지털 전환(DX)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한다는 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현대차그룹이 외부 IT 업계 리더 등을 대상으로 그룹의 AI 전환 과정과 성과, 시행착오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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