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매각 불발에 IPO 검토…한앤코, LNG로 몸값 높일까


가스선 영업이익률 44%…선대 교환 연내 마무리 목표
지난해 말 차입금 6.4조…이자비용도 전년 대비 24% 증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선대를 LNG·LPG 운반선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매각과 기업공개(IPO)를 투자금 회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사업 재편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해 매각 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기업공개(IPO)도 회수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가스선 중심으로 선대를 재편해 이익을 늘리려는 구상이지만, LNG선 인수에 따른 차입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앤코는 2018년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SK해운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HMM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HMM이 검토한 대상은 SK해운 전체가 아닌 일부 자산이었다. 최근에는 대형 증권사들로부터 상장 관련 제안을 받으며 IPO도 회수 방안 중 하나로 살피고 있다.

사업 구조도 인수 당시와 달라지고 있다. 원유·가스·벌크 운송을 함께 하던 SK해운은 비가스선 사업을 정리하고 LNG·LPG 운반선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대를 바꾸고 있다. 한앤코가 제시한 재편 이후 선대는 LNG 운반선 32척과 LPG 운반선 14척이다.

◆ 유조선 팔고 LNG선 확대…가스선 사업부 영업이익률 44%

사업 재편의 핵심은 같은 한앤코 투자기업인 에이치라인해운과의 선대 교환이다. 지난 8월 발표한 거래 조건에 따르면 SK해운은 LNG 운반선 16척을 받고 유조선 12척과 현금 약 3억달러를 넘긴다. 선박뿐 아니라 관련 장기운송계약과 선박금융도 함께 이전하는 거래다.

한앤코는 연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화주와 대주단의 동의를 받고 있다. 양사의 사업 재편 의사결정은 끝났지만, 운송을 맡는 회사와 선박금융 채무자가 바뀌는 만큼 계약 상대방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비가스선 매각도 병행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 2월 11일 팬오션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0척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대금은 6억6800만달러로 계약 당시 환율 기준 약 9737억원이다. 해당 선박들이 수행하던 국내 주요 화주와의 장기화물운송계약도 함께 넘기는 구조다.

가스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익률 차이다. 한앤코에 따르면 지난해 SK해운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약 27%였지만 가스선 사업부는 약 44%였다. 회사는 비가스선 사업을 정리하면 매출은 줄어도 영업이익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의 안정성도 강조하고 있다. 한앤코에 따르면 현재 가스선 사업은 모두 장기계약으로 운영된다. 약정 수송량이나 대선 기간에 고정 운임 또는 원가보상 방식의 운임을 적용해 단기 운임 변동의 영향을 줄이는 구조다. 회사는 재편 이후에도 선박을 모두 장기계약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6월 평가 보고서에서 재편 이후 연간 EBITDA가 지난해 약 5억5000만달러에서 중기적으로 약 6억6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수 대상 LNG선 모두 우량 화주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 영업익 늘었지만 차입금 6.4조…이자 부담도 확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재편에는 추가 자금 부담이 따른다. LNG선과 함께 선박금융을 넘겨받고 현금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LNG선 16척의 인수대금이 팬오션 거래 등을 포함한 비가스선 30척의 전체 매각대금을 웃돌아 차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봤다.

SK해운은 지난해에도 실적 개선과 차입금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연결 영업이익은 5040억원으로 전년보다 27.4% 늘었다. 같은 기간 선박금융과 전환사채 등이 포함된 사채 및 차입금은 5조6176억원에서 6조3875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2528억원에서 3136억원으로 24.0% 늘었다.

차입금 증가의 주된 원인은 선박금융이다.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계약에 따른 장기미지급금은 유동성 금액을 포함해 4조4716억원에서 5조5689억원으로 약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선박을 확보하면서 자산과 금융채무가 함께 늘어난 것이다.

한신평은 선대 재편 직후 순차입금/EBITDA 배율이 단기적으로 8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에는 확대되는 현금창출력과 회사의 재무안정성 강화 방침을 반영해 중기적으로 8배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한앤코는 사업 재편을 진행하면서 매각과 IPO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앤코 측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에 앞서 증권사들의 의견을 듣는 단계로, 상장 일정과 공모 구조도 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앤코의 투자금 회수 구조는 지분 매각이나 IPO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해 SK해운 연결감사보고서에는 한앤코탱커홀딩스에 대한 자금차입 거래 상환액 1250억원과 이자 지급액 약 276억원이 기재돼 있다. 두 항목을 합하면 약 1526억원이다.

한앤코는 최초 투자 당시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전환사채를 함께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감사보고서상 2018년 발행 규모는 보통주 약 9250억원, 전환주식 약 750억원, 전환사채 5000억원이다. 한앤코 측은 주주인 동시에 채권자여서 지분 매각과 별개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한신평은 6월 보고서에서 최대주주가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액면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환이 이뤄지면 SK해운은 현금 상환 없이 해당 채무를 줄이고, 한앤코 측은 보통주 지분을 늘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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