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국방부가 오는 2032년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업에 필요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은 아직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조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1억1200여만원을 투입하는 선행연구는 4개월 만에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졸속 추진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사관학교 통합 사업의 재원 조달 계획과 관련해 "총사업비 및 연도별 소요예산은 선행연구를 통해 산출해 구체화하고, 이후 기획예산처와 협의해 재원 조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으며, 선행연구를 통해 총사업비와 연도별 소요예산을 산출한 뒤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9월 30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국군사관학교 신축 사업 선행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발주 부서는 국방정책실 국군사관학교창설추진팀으로, 연구 기간은 4개월, 예산은 1억1200여만원이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공통 교육과 군별 교육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방부는 오는 2032년께 대전 자운대에 통합 사관학교를 설립하고, 생도들이 1~2학년에는 공통 교육을, 3~4학년에는 군별 교육을 받는 이른바 '2+2년' 체계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임에도 구체적인 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행연구를 4개월 만에 마무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사업 타당성과 교육체계 개편 효과, 통합에 따른 시설 구축 비용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사관학교 통합에 대한 생도들의 반대 여론도 변수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3월 육·해·공군사관학교 생도 17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합 찬반 조사에서 반대는 91.3%로 나타났다. 보통은 5.3%, 찬성은 3.4%였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도와 군 내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한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타당성과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용원 의원은 "육·해·공군은 작전 환경과 임무 특성이 서로 다른 만큼 각 군에 필요한 전문성과 지휘역량을 갖춘 장교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관학교 통합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각 군 사관학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훼손하거나 군별 특성을 반영한 전문 교육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관학교 통합은 우리 군의 미래를 책임질 초급장교 양성체계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각 군의 특수성과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통폐합의 필요성, 교육적 효과와 재정적 타당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현역 장교들과 생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사관학교 통합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