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조직의 조기 안착과 초기 수사 성과 확보, 정치적 중립성 입증 등 산적한 과제를 안았다. 수사·기소 분리의 검찰개혁 취지를 구현하면서도 중대범죄에 대응할 전문 수사기관으로서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청장은 지난 16일 첫 출근 후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조기 안착을 위한 전담 TF 구성을 지시했다
중수청이 출범 초기인 만큼 조직 정비와 수사체계 확립이 시급하다. 중수청은 지난 2일 출범했지만 김 청장 취임 전까지 사령탑 공백이 이어졌다. 인력과 시설, 전산 시스템 등 운영 기반을 갖추는 일도 당면 과제로 꼽힌다.
조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력 충원과 수사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1900명을 확보해 충원율이 66.1%에 그쳤다. 특히 수사 일선의 허리 역할을 하는 4급과 5급 수사관의 충원율은 각각 22.6%, 31.8%에 불과해 인력 확충이 절실하다.
사건 접수와 이첩, 배당 등 일부 기능은 전산 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조사와 처분 등 업무에는 한계가 남아 있다. 인력과 시설, 시스템을 정비할 전담팀을 통해 조직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수사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전날 서울중수청 마약수사국 마약수사4과(정제훈 과장)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동남아시아 국적 A 씨를 구속했다. 지난 2일 중수청이 공식 출범한 이후 첫 피의자 구속이다.
첫 구속 사례를 발판으로 향후 주요 사건에서 전문성과 수사 역량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수사 대상이나 사건의 파급력에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실질적인 결과를 내놓아야 신설 수사기관으로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지키는 일도 김 청장에게 주어진 숙제다. 김 청장은 전날 청사 앞 도어스테핑에서 "과거 검찰이 수사권 남용 등 여러 가지 폐해가 있었는데 그 근저에는 수사의 정치화가 원인이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중수청은 공정성, 독립성 그리고 절차적 정의를 반드시 지켜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시지 않을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실적과 성과를 도출해 내고, 국민들께서 왜 중수청이 있어야 하는지, 또 왜 중수청이 필요한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증명해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청장의 과거 이력은 향후 중수청 운영 과정에서 부담이다. 그는 검찰 재직 시절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 검찰개혁의 취지와 부합하는 인사인지를 두고 논란을 빚었다.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당시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그가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을 어떻게 구현할지가 향후 조직 운영의 관전 포인트다.
김 청장은 지난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수청의 성공적인 안착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과거 검찰에서 쌓은 수사 경험을 신설 기관의 전문성 강화에 활용하는 동시에 기존 검찰과는 다른 수사기관의 운영 원칙을 확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살아있는 권력' 수사도 관건이다. 중수청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으로 탄생한 만큼 여권이 연루된 사건 수사가 미진할 경우 중립성 시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직 기강을 세우는 일도 남아 있다. 김 청장은 후보자 시절 자신을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중수청장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 의무와 조직 기강을 강조하면서도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부 이견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지휘체계를 확립하면서도 수사기관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
결국 김 청장의 리더십은 조직을 안정시키고 전문 수사 역량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로 중수청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김 청장의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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