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안 쌓이는데…제 식구 감싸기 이번엔 다를까


민주, 野 김태규·이진숙·주진우 징계 추진 방침
징계 사례 드물어…윤리특위 구성 가능성 작아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여야 동수 구성으로 징계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막말과 망언을 쏟아냈다며 국민의힘 김태규·이진숙·주진우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과거 징계나 제명 사례가 드물었던 전례를 비춰볼때 실제 이들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지는 불투명하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야당 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데 대해 엄정한 징계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전직 대통령 전두환·윤석열 씨의 내란을 옹호하며 헌정질서를 부정했다며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 의원의 경우 지난 8월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성격을 부정하는 토론회를 열었다며 징계안을 발의했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김 의원이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조롱했고, 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모의 묘소까지 찾아가 정치공세를 벌였다며 막말과 역사 왜곡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에 대해선 대구 상가 붕괴 사고 등을 정쟁에 악용하고 있고, SNS에 "이재 명 끊을 때"라는 글을 남기는 등 기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징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1991년 제정된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은 국회의원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와 공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국회는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 절차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국회법에 규정된 국회의원에 대한 징계유형은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으로 구분된다. 30일 이내의 출석정지의 경우 출석정지 기간 수당과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헌법에 따라 최고 수위인 '제명' 징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막말과 망언을 쏟아냈다며 국민의힘 김태규·이진숙·주진우(왼쪽부터)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팩트 DB

정작 22대 국회에선 의원의 자격심사와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한 윤리특위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6명씩 동수로 윤리특위를 구성하기로 했으나 강성 지지층 반발에 부딪한 여당의 번복으로 없던 일이 됐다. 민주당은 최근 비교섭단체가 포함된 '여야 동수'로 윤리특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자당만 표적이 될 게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3일 당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극단적 망언에 대한 징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의원 활동 자격을 정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리특위가 동수로 구성된다는 것 때문에 사실은 전혀 진행이 안 된다"며 "최악의 망언이나 최악의 비윤리적인 형태가 윤리적으로 규율이 안 되는 국회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와 82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국면은 연내 윤리특위 구성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이미 여야가 북한이 매설한 지뢰 폭발 사고와 우려가 제기되는 한미관계, 우크라이나와 갈등 등 굵직한 현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윤리특위 공백이 해소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애초 여야는 진영은 달라도 이른바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 실제 의원에 대한 징계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20대 국회에서 30여 건의 징계안이, 직전 21대 국회에선 징계안 53건 중 1건을 제외한 전부가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입법 과정에서 위원장석을 점거한 행위로 30일 출석정지 징계를 받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헌법재판소가 김 의원이 청구한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출석정지 처분이 정지된 상태에서 임기 종료 때까지 권한쟁의심판 사건 심리 절차를 마치지 못해 헌재의 별다른 판단 없이 끝났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실제 의원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거나 불이익을 준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여야가 낸 징계안은 정치적인 수사의 의미로 해석된다"라며 "국민 대다수가 실제 의원이 징계받을 것으로 잘 믿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내 제 식구 감싸기 정치 풍토가 여전하기에 유권자가 선거 때 수준 이하의 정치인을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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