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찬란하게' 김혜자, 친필 편지에 담은 진솔한 이야기


진솔한 이야기 담은 친필 편지 공개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 잊지 않길"

배우 김혜자(왼쪽)가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에 관해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은 10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는 모습. / 김성렬 기자, 페이지원필름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김혜자가 편지로 '여전히 찬란하게'에 담은 진심을 전했다.

제작사 페이지원필름은 16일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감독 송일곤)를 이끈 배우 김혜자의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했다"고 운을 떼며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는 내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김혜자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대상, '꽃섬'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젊은 비평가상을 받은 송일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김혜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친구와의 특별한 우정을 기억하는 순옥 역을 맡아 '길'(2017)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는 "작년 가을에 송일곤 감독에게서 편지를 받았는데 거기에는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라는 말이 있었다"며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이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김혜자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송일곤 감독님이 제게 보낸 편지의 마지막에 '제가 바라는 것은 한 장면의 연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재가 시간 위에 남는 순간입니다'는 말도 있었다"며 "여러분께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잠시 후에 여러분이 만나게 될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김혜자는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며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 그 빛이 기자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혜자는 지난 6일 진행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송일곤 감독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여러 차례 기침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그의 건강 상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영화 관계자는 감기 증상일 뿐이라면서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고, 이후 김혜자는 '여전히 찬란하게' 야외 무대인사에 예정대로 참석해 보는 이들의 걱정을 덜어냈다.

하지만 지난 15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여전히 찬란하게' 무대인사를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그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송일곤 감독은 "선생님께서 감기로 인해 부득이하게 무대인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좀 전에 통화했는데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부축을 받고서라도 참석하시려고 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못해서 손편지에 마음을 담으셨다"고 대신 말을 전한 바 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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