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춘천=황지향 기자] 렉서스의 대표 세단 ES가 8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8세대 완전변경 모델 '올 뉴 ES'는 차체를 키우고 디자인을 대폭 바꿨다. 기존의 강점인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은 유지하면서 주행 성능을 개선했다. ES 최초로 순수 전기차도 추가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서 강원 춘천시까지 왕복 약 145km 구간에서 올 뉴 ES를 시승했다. 춘천으로 향하는 약 78km 구간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 사륜구동(AWD)을, 서울로 돌아오는 약 67km 구간에서는 순수 전기차 ES 500e AWD를 운전했다.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두루 달렸다.
기존 ES가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한 중후한 세단이었다면 신형 ES는 한층 날렵하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전면부는 기존의 커다란 스핀들 그릴 대신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핀들 보디' 디자인을 적용했다. 날카롭게 뻗은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은 차체를 넓고 낮아 보이게 한다.
측면은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실루엣이 특징이다. 앞바퀴 뒤쪽에서 시작해 도어 하단으로 이어지는 검은색 장식이 날렵한 인상을 더한다. 후면에는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일자형 램프를 적용했다.
차체도 커졌다. 전장은 5140mm로 이전보다 165mm 길어졌고, 전폭은 1920mm로 55mm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80mm 늘어난 2950mm다. 실제 차량을 마주하면 이전보다 차체가 상당히 커졌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시승 차량은 검은색 대시보드와 갈색 계열의 시트·도어 트림이 조화를 이뤘다. 대시보드에서 도어까지 이어지는 수평형 디자인은 실내를 넓어 보이게 한다. 복잡한 장식을 줄이고 깔끔하게 정리한 점도 눈에 띈다.
센터에는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다. 운전석 앞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함께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비게이션 화면은 시원하게 펼쳐졌고 화면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열선·통풍 시트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를 적용했다. 평소에는 버튼이 보이지 않다가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아이콘이 즉시 점등됐다. 반응 속도가 빨라 조작에 불편함이 없었고 터치 방식이 아닌 물리 버튼이라 누르는 감각도 명확했다. 깔끔한 디자인과 조작 편의성을 모두 갖췄다.
전방과 후방 시야가 시원하게 확보된 점도 만족스러웠다. 운전석에서 주변 상황을 확인하기 편했고 차체가 커졌음에도 시야가 답답하지 않았다. 전면 유리 너머로 펼쳐지는 시야가 넓어 개방감이 느껴졌다.
주행감은 인상적일 정도로 부드러웠다.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거나 감속하는 과정에서 움직임이 매끄러웠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부드러운 승차감이 두드러졌다. 노면의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냈고 방지턱을 넘은 뒤에도 차체가 크게 출렁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ES 350h AWD에는 6세대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함께 작동하면서도 전환 과정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크지 않았다. 도심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움직였고 고속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유지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은 급격하게 튀어나가기보다 운전자의 조작에 맞춰 자연스럽게 속도를 높였다. 빠른 가속으로 운전자를 자극하는 차라기보다 장시간 운전해도 부담이 적은 편안한 세단에 가까웠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작동도 자연스러웠다.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줄이거나 다시 높이는 과정이 매끄러웠다. 급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갑작스럽게 가속하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차간거리를 유지했다.
굽이진 와인딩 구간에서도 차량은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방향을 바꿀 때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였고 코너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흐트러짐이 적었다.
주행 중 갑자기 강아지 한 마리가 차 앞으로 뛰어드는 상황도 있었다. 반사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살짝 꺾었고 차량은 조작에 즉각 반응하며 강아지를 피할 수 있었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별개로 조향 반응은 민첩했다.
신형 ES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모두 수용하도록 새롭게 설계한 GA-K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차체 강성을 높여 진동을 줄였으며 앞바퀴 서스펜션은 마찰을 줄여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도록 개선했다. 뒷바퀴에는 ES 최초로 5링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특성상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지 않았다. 렉서스는 엔진 흡·배기 소음을 줄이는 전용 흡음 구조와 액티브 엔진 노이즈 컨트롤을 적용했다.
ES 350h는 최고출력 247마력을 발휘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전륜구동 모델이 19.4km/L, 이번에 시승한 AWD 모델이 18.3km/L다.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약 67km 구간에서는 순수 전기차 ES 500e AWD를 시승했다. 엔진 소음이 없는 만큼 실내는 더욱 조용했고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은 하이브리드보다 즉각적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빠른 가속 반응을 갖추면서도 ES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은 유지했다.
ES 500e는 앞뒤 바퀴에 각각 전기 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347마력을 발휘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조절하는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프리미엄 모델 기준 435km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전비는 5.9km/kWh였다. ES 500e AWD의 공인 복합 전비인 5.1~5.3km/kWh를 웃도는 수치다.
올 뉴 ES는 하이브리드 4개, 전기차 5개 등 총 9개 트림으로 출시됐다. 하이브리드 ES 350h의 가격은 프리미엄 7290만원, 럭셔리 7780만원이며, 사륜구동 모델은 프리미엄 7590만원, 럭셔리 8080만원이다.
전기차 ES 350e는 프리미엄 7160만원, 럭셔리 8020만원, VIP 8390만원이다. ES 500e는 프리미엄 7700만원, 럭셔리 84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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