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6000선 사수전...3달 갇힌 '박스피', 하단도 뚫렸다


'6000선 사수전'의 허망한 결말…지지선 잃고 변동성 터널 진입하나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달간 6000선에 머물던 코스피는 15일 장중 7%대 급락하면서 5500선까지 급락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지난 3달 동안 국내 증시를 답답하게 가둬뒀던 코스피 6000선 마지노선이 결국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상단이 막힌 장기 박스권 흐름에서도 하방 지지선만큼은 단단할 것이라던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개장과 동시에 무너지며 하단 이탈에 대한 우려도 다가오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5% 내린 5573.47에 거래 중이다. 개장 직후 급락 출발해 지난 7월 29일 기록한 연중 최저점(5262.77)에 근접한 장중 최저가까지 기록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외인의 거센 매도세가 지수 급락의 원인이다. 장 초반부터 매도 폭탄을 쏟아낸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장 후 2시간여만에 2조2200억원가량을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간 각각 약 8000억원, 1조1000억원을 사들인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외인의 매도세가 지수 급락을 버텨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간 코스피를 지탱하던 국내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반 부진도 우려를 자아낸다. 이날 삼성전자는 9%가량 내린 21만원대에 SK하이닉스는 10%가량 하락한 126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3개월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6월 최고 9000선까지 급등하던 코스피는 7월부터 우하향하면서 5000선까지 내렸으나 8월부터 6000선에서 꾸준히 거래됐기 때문이다. 상단은 막혀있어도 대기 매수세가 지수 하방을 받친 결과다.

그러나 이 기간 누적된 악재들이 장기 횡보를 지탱하던 동력을 결국 무너뜨리면서 임계점에 도달하게 만든 모양새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2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며 실망 매물이 가중된 점도 이날 '검은 수요일'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코스피 급락을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주도 업종의 가치 산정 부담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미국발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로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본시장의 전반 체력을 저하시켰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이어지면서 외인의 자금 유출을 유도한 근본적인 배경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AI 반도체 관련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자금 투입 대비 회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피크아웃(정점 통과) 논란이 부각됐다. 공급망 하단에 위치한 국내 제조사들의 이익 창출 지속성에 의구심이 생기자, 외인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형주를 집중 매도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코스피는 그간 지탱하던 박스권마저 내주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리적 지지선이 훼손된 국면에서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으나, 외인의 수급 기조가 완전히 돌아서기 전까지는 섣부른 진입보다 자산 방어 중심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코스피가 전저점을 지켜낼지 여부가 주요 관건"이라며 "현 시점에서는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수급 공방전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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