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야당' 힘 싣는 국힘…지지층 결집 이후 과제는


이진숙·김태규·주진우 강경 발언 잇단 논란
당내서도 공세 방식 우려…"공격에만 매몰"

국민의힘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대여 공세를 강화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제막식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싸우는 야당'을 내세운 국민의힘이 국정감사를 계기로 강경 대여 투쟁을 통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부각된 강경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여 공세의 선명성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고 당의 외연을 넓힐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을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집중 검증하는 무대로 삼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책 검증보다 정치적 공방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김태규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인 '부엉이바위'를 언급해 논란을 빚었다. 이진숙 의원은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 부모의 묘소를 찾아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법 적용의 형평성을 문제 삼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묘소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반발했다.

주진우 의원도 논란에 휩싸였다. 주 의원은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 명을 끊을 때'라는 댓글을 달았다. 민주당이 대통령의 죽음을 암시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비판하자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 의원을 겨냥해 국민의힘 지도부에 책임을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개인 일탈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의 방조가 만든 집단적 기강 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당의 의원 제명·자격 정지 요구와 이 의원의 국감 제척 등을 야당의 견제 기능을 위축시키는 압박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강경 행보가 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진숙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선 의원임에도 장동혁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강경 행보 때문 아니겠나"라며 "김태규 의원처럼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경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의 강경 발언이 잇따라 논란을 빚으면서 당내에서도 투쟁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항의를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당 내부에서는 발언 수위와 공세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극단적인 발언으로 정치권을 들쑤시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안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강경한 대여 공세와 결을 달리하는 행보도 나타났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9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조 의원은 앞서 "한 사람의 죽음만큼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김태규 의원의 '부엉이바위' 발언을 사실상 비판했다. 다만 당원권 정지 상태인 조 의원의 행보에 지도부는 개별 의원의 활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싸우는 야당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건 좋지만 정도라는 게 있다. 지금은 너무 양극화돼 있다"며 "토론하고 협치하고 협의해야 하는데 서로 비아냥대고 비꼬며 공격하는 데만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당내 온도 차가 국민의힘의 향후 노선과도 맞닿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동혁 지도부는 지난 3일 서울 도심 장외집회에 이어 국감에서도 강경한 대여 투쟁을 앞세워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장외집회에는 당초 100명가량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현역 의원이 70여 명 참석하는 데 그쳤다. 강경 투쟁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당내 결속과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국민 전체가 아니라 일부 강성 지지층의 반응에만 집중하다 보니 강경 발언이 반복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중도층까지 포괄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 없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만 머문다면 지지율이 아무리 반등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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