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리뷰] 익숙하지만 또 새롭게…살아 움직이는 '겨울왕국'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에서 공연 후 부산으로 무대 옮길 예정

2014년 개봉해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겨울왕국이 국내에서 초연을 올렸다. /에스앤코

[더팩트|박지윤 기자] 스크린을 수놓았던 '겨울왕국'이 드디어 국내 무대 위에 상륙했다.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화려하고 놀라운 스케일로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공연은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환상의 세계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아이들의 소중한 동심을 확실하게 지켜주고 있다.

2014년 개봉해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겨울왕국'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아렌델 왕국의 두 자매인 엘사와 안나의 어린 시절로 시작한다. 안나와 놀다가 자신의 힘을 조절하지 못하고 동생을 큰 위험에 빠트릴 뻔했던 엘사는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방문을 잠그고 눈과 얼음을 다루는 마법의 힘을 숨긴 채 살아간다.

이후 시간이 흘러 엘사는 자신의 즉위식 날을 맞이하고 순조롭게 행사를 진행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비밀을 드러내고 만다. 이로 인해 두려움에 빠진 그는 북쪽 산으로 도망가 처음으로 마음껏 마법을 펼치고 안나는 그런 언니와 영원한 겨울에 갇힌 아렌델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여정에 나선다. 우연히 만난 크리스토프와 그의 순록 스벤, 엘사와 안나를 반반 닮은 눈사람 올라프와 함께 말이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두려워하고 숨겼던 엘사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진정한 자유를 찾고 안나는 언니를 향한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엘사의 마음을 여는, 관계의 회복과 연대 그리고 성장을 보다 깊게 다루면서 화려한 마법과 환상적인 모험을 넘어 진정한 사랑의 힘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엘사 역의 정선아는 섬세한 표현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안나로 분한 최지혜는 청량하고 맑은 음색을 바탕으로 통통 튀는 인물을 완성한다. /에스앤코

2018년 세인트 제임스 극장에서 초연된 '겨울왕국'은 원작을 무대 위에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이어 작품은 북미 투어를 비롯해 웨스트 엔드와 일본 호주 독일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성공리에 공연됐고, 202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찾은 이후 2026년 한국에서 초연 중이다.

이에 따라 무대 위의 '겨울왕국'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접한 이들이 꽤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이 더 많았던 만큼 국내 초연을 앞두고 스크린 속 마법 같은 장면들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아렌델부터 엘사의 마법과 얼음 궁전 등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해 보였던 장면들이 실제 배우와 무대장치를 통해 얼마나 생생하게 되살아날지가 관전 포인트였던 것.

그리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겨울왕국'은 눈과 귀를 확실하게 사로잡는 볼거리로 중무장하며 관객들의 우려를 완벽하게 걷어내고 기대에 제대로 화답하고 있다.

우선 원작의 주요 장면들은 스칸디나비아의 자연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설계된 무대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화려한 의상 디자인을 중심으로 조명 레이저 영상 특수효과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시각적 스펙터클을 완성한다. 특히 빛과 공간의 변화 등으로 얼음과 눈, 오로라 등 작품의 핵심 이미지와 엘사의 마법을 표현하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두 유 원트 투 빌드 어 스노우맨?)'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포 터 퍼스트 타임 인 포에버)' 'Love Is an Open Door(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 'Let It Go(렛잇고)' 등 시작부터 관객들도 함께 흥얼거리게 만드는 익숙한 명곡들은 무대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엘사의 마법에 대한 고뇌가 담긴 '괴물', 엘사와 안나가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쌓는 'I Can’t Lose You(아이 캔트 루즈 유)' 등 뮤지컬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넘버들이 더해지면서 캐릭터의 내면과 서사를 한층 확장한다. 이는 곧 스크린에서 빠르게 지나갔던 감정의 순간들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는 장치가 되며 원작과는 또 다른 깊이의 감동을 맛볼 수 있게 한다.

겨울왕국은 2027년 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 후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긴 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에스앤코

이렇게 역대급 스케일에 익숙한 명곡과 새로운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공연으로 원작의 감동을 무대만의 언어로 풀어낸 '겨울왕국'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1막의 엔딩이다. 세상의 시선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을 담아낸 'Let It Go'를 열창하는 엘사의 의상이 눈 깜짝할 새에 바뀌는 장면은 인터미션 동안 강렬한 임팩트와 짙은 여운을 느끼게 한다.

리얼하게 펼쳐지는 마법 같은 세계를 이끄는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엘사를 연기한 정선아는 인물의 내면에 자리한 두려움과 고뇌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고 폭발적인 가창력도 뽐내며 이번에도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안나 역의 최지혜는 청량하고 맑은 음색을 바탕으로 통통 튀는 안나의 매력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언니 엘사를 향한 애틋함과 절절함까지, 인물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각 넘버에 섬세하게 녹여내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올라프가 된 최원영은 퍼펫티어(인형을 조종하는 배우)가 돼 인형 올라프와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작품에 활력을 제대로 불어넣는다.

물론 이미 아는 이야기이지만 트롤이 정령족 히든 포크로 바뀌는 등 무대에 맞춰 새롭게 다듬어진 일부 설정과 서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작의 감동을 담으면서도 무대만의 새로운 맛을 더한 '겨울왕국'은 2027년 3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 후 부산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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