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오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은 재정비상 선언의 타당성과 관사·관용차 논란을 파고들었고, 더불어민주당도 재정위기 판단의 근거와 민생예산 삭감, 인사 지연 등을 따져 물었다. 청원 답변의 형평성과 도정 운영의 책임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오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추 지사의 재정비상 선언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주 의원은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과 관리채무 상환비율이 각각 재정위기 주의·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비상이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냐"며 객관적인 근거를 요구했다.
추 지사는 취득세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 전임 도정에서 누적된 채무를 재정 압박의 원인으로 댔다. 취득세가 3조~4조 원 정도 줄었고, 고령 인구 증가로 복지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주 의원은 "재정이 어렵다면 지사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12억 원' 관사와 관용차 사용도 문제 삼았다. 추 지사는 관사는 전세 계약에 따른 것이고, 관용차는 전임 지사가 교체를 결정한 친환경 차량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특히 '서민 혈세로 온갖 호사는 다 누리면서…서민 복지예산을 거리낌 없이 삭감하는'이라고 적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SNS 글을 소개하며 "추 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이) 저를 지목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해는)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답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도지사 사퇴 요구 청원의 답변이 경기 남부광역철도 청원 때와 달리 무성의했다"고 비판했다. 청원 답변이 30일의 동의 기간을 채우기 전에 종료된 경위도 따져 물었다.
추 지사는 관련 지침에 따른 처리라며 조기 종료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업무추진비 삭감 폭을 놓고도 "국장급 업무추진비는 20% 삭감하면서 도지사는 10%만 줄였다"며 "재정난을 이유로 민생예산을 줄이면서 자신의 업무추진비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도지사와 부지사는 기관을 대표해 수행하는 업무가 많다"면서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10%,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20% 삭감했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추 지사를 향해 "경기도지사가 아니라 여의도 지사라는 얘기가 들린다"며 공세를 폈다.
여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기도가 재정비상 상황을 선언한 판단 근거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기도를 재정위기 단계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의 재정위기 판단과 도의 자체 진단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채 의원은 "어떤 객관적인 기준과 재정 전망에 근거해 비상 상황을 선언했느냐"며 "재정비상 선언이 도민에게 혼란을 주고 여당에도 당혹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은 정치와 다르다"며 "행정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책임성이 중요한데 세가지 모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비상 선언을 하기보다 구체적인 수치와 전망을 토대로 상황을 설명하고,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추 지사는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은 커지는 반면 취득세 수입은 줄고 복지 지출은 늘어 가용 재원이 부족해졌다"고 반박하면서 "전임 도정에서 재정 건전화 관련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재정 문제와 별개로 중단된 경기도의 인사 행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간부급 인사가 늦어지면서 공직사회 전반의 승진과 보직 이동이 불확실해지고, 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 직원들과 함께 도정을 운영하는 도지사에게 인사는 가장 중요한 직무"라며 "2~5급 공무원 1130여 명의 승진과 보직 이동이 불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원들은 평가받고 승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슴에 불을 당겨줘야 할 인사가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직원들이 말은 안 해도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은 재정위기 대응을 이유로 인사를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재정위기 책임을 직원들에게 미루는 것도 잘못이다. 인사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 것이냐"고 따졌다.
추 지사가 조직 진단과 조직 개편, 의회 승인 등을 이유로 내년 1월께 인사가 가능하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내년 1월까지 6개월을 미룬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며 조속한 인사를 촉구했다. 간부급 인사 한 자리가 연쇄적인 승진과 보직 이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장기간 인사 공백은 공직사회 전체의 사기와 조직 결속을 해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경기도가 요구한 법인세 일부의 광역지방세 이양 방안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세수 기반이 큰 지역에 더 많은 세입이 돌아가는 구조가 되면 지역 간 재정 격차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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