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저예산 프로젝트 '실낙원'이 베일을 벗는다. 그는 김현주와 배현성의 손을 잡고 평범하지 않은 모자 관계를 통해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관객들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질 계획이다.
영화 '실낙원'(감독 연상호)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2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김현주 배현성이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무엇보다 '실낙원'은 약 2억 원의 제작비로 108만 명을 사로잡았던 '얼굴'을 잇는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저예산 프로젝트다. 그는 "'얼굴'을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용기를 얻고 이번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며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찍었고 관객들과 호흡할 생각에 설렌다"고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가 쓴 세 편의 작품 중 하나를 사서 이야기를 확장시킨 연상호 감독이다. 그는 "악한 아들과 그런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지막 선택이 3페이지에 담겨있었는데 그 기묘한 심리를 알고 싶더라. 호기심이 발동해서 이를 깊게 탐구해 보자는 마음으로 대본 작업에 임했다"고 출발점을 회상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어머니의 심리를 다 파악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그 심리를 파악하려고 계속 한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봤다"며 "제가 그동안 해왔던 영화 작업 방식과 달라서 기억에 남는다. 제 영화 작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좋은 계기의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김현주는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후 아이가 사라진 마지막 동선을 매일 밤 찾아가는 엄마 류소영으로 분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정이' '선산'에 이어 연상호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실낙원'은 순제작비 약 5억 원으로, 14회차 만에 촬영이 완료됐다. 그리고 김현주에게 이러한 환경은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됐다고. 그는 "만약에 촬영 기간이 길어졌다면 정신적으로 피해가 있었을 것 같더라. 회차가 짧았기에 오히려 더 높은 집중력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현성은 미스터리한 사고로 실종됐다가 9년 만에 돌아온 아들 류선우를 연기하며 스크린 데뷔를 치른다. 더벅머리와 주근깨 등 지금껏 본 적 없는 외적 비주얼을 완성한 그는 절제된 태도 속에서 서늘함을 자아내며 작품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에 배현성은 "대사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캐릭터이다 보니까 서늘한 눈빛과 차갑고 묘한 공기를 만들려고 했다. 또한 행동과 걸음걸이를 느리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엄마의 주의를 끌게 하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사탄이 뱀의 몸을 빌려 이브를 시험에 들게 하는 밀턴의 '실낙원'에 맞춰서 자신만의 '실낙원'을 완성한 연상호 감독이다.
그는 "인공지능에는 사색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색이 있는 세계에 사는 게 인간다움이고 인간의 사색 덕분에 괴로움과 기쁨 등 모든 것들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우주의 풀리지 않는 블랙홀처럼 인간에게도 풀리지 않는 사색의 공간이 인간의 심연이라고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꾸준히 연상호 감독과 작업하고 있는 배우 신현빈이 내레이션으로 힘을 보태 관심을 모았다. 이날 출연 비하인드를 묻는 을 들은 연 감독은 "사실 구교환도 짧게 나온다. 찾기 힘들 거다. 상업 목적이 아니라 영화를 하면서 친해진 사람끼리 동아리 활동처럼 만든 영화라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연상호 감독은 "배현성의 새로운 얼굴과 김현주의 연기적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저는 매체의 궁극적인 엔터테인먼트는 영화가 끝난 순간부터 옆에 있는 사람과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실낙원'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김현주는 "시간은 짧지만 농도는 짙은 영화"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실낙원'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오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