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병역면탈 범죄 잇따르는데…예방 교육, 병무청 14곳 중 10곳 '미시행'


서울·경인·인천 등 71.4% 예방 영상 미상영
추가 홍보영상 지역별 최대 9배 격차
김병주 "4대 핵심 교육 전국 의무화해야"

전국 14개 지방병무청 가운데 10곳이 병역판정검사 대기시간에 병역면탈 예방 교육 영상을 상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통 교육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5일 강원 인제군 육군 과학화훈련단에서 열린 국제 과학화전투 경연대회에서 다국적 연합군 장병들이 훈련하는 모습./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뇌전증 위장 등 지능형 병역면탈 범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지만 전국 지방병무청 14곳 가운데 10곳에서는 병역판정검사 대기시간에 병역면탈 예방 교육 영상을 상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청마다 추가 홍보영상 상영 수가 최대 9배 차이 나는 등 통일된 교육 기준이 없어 병역판정검사 대기시간을 활용한 교육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시을)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방병무청별 병역판정 대기시간 교육·영상 시청 운영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국 14개 지방병무청 가운데 병역면탈 예방 교육 영상을 상영하는 곳은 4개 청(28.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하거나 감면받는 행위의 위험성과 법적 책임 등을 알리는병역면탈 예방 교육 영상을 상영하는 지방청은 대구경북청과 대전충남청, 충북청, 전북청 등 4곳이었다. 나머지 10개 청(71.4%)에서는 해당 영상을 상영하지 않았다. 서울청과 경인청, 인천청, 부산울산청 등 주요 지방청도 미상영 지역에 포함됐다.

지방청별 추가 홍보영상 상영 현황에서도 큰 차이가 확인됐다. 경인청은 병역진로설계와 마약, 청년문화예술패스 등 9개의 영상을 상영하고 있었다. 반면 광주전남청과 강원청은 각각 1개 영상만 상영해 경인청과 9배 차이가 났다.

경기북부청에서는 보건소 금연 홍보와 챗봇 홍보영상 등도 상영하고 있었다. 병역판정검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은 외부 기관 홍보영상까지 상영되는 반면 병역면탈 예방 등 핵심 교육은 일부 지방청에서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병무청별 추가 홍보영상 상영 수가 최대 9배 차이 나는 가운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면탈 예방과 병역진로설계 등 4대 핵심 교육의 전국 의무화를 제안했다. 사진은 김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이 같은 격차는 지방병무청별 교육·영상 운영에 관한 명확한 공통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각 지방청은 외부 기관 등의 요청에 따라 추가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제공해야 할 교육 내용이나 상영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병역판정검사는 병역의무자가 군 복무에 앞서 신체·심리 상태 등을 확인받는 절차다. 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시간을 활용하면 병역의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군 복무와 연계한 진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청별로 상영하는 영상의 종류와 수가 달라 병역의무자가 어느 지역에서 검사를 받느냐에 따라 접하는 정보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김병주 의원은 "병역판정검사 대기시간을 단순한 홍보영상 상영 시간이 아닌 병역의무자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군 복무가 경력 단절이 아닌 직업적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병역의무에 대한 올바른 이해 △병역면탈 예방 교육 △군 복무 연계형 병역진로설계 △미래 직업진로 종합 안내 등 '4대 핵심 교육'을 전국 지방병무청의 필수 공통 과정으로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국가가 청년들을 강제로 소집했다면, 그 아까운 대기시간에 잡다한 외부 기관 홍보물을 틀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인생을 바꿀 내실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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