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킥플립, '미완성'이라 더 선명한 전환점


6일 미니 5집 'KICK OFF THE WALL Pt. 1' 발매
고민 끝에 도달한 삶의 태도..정체성 구체화

킥플립이 6일 미니 5집 KICK OFF THE WALL Pt. 1을 발매했다. 밖을 향해 장난스럽게 반항하던 팀이 처음으로 자기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앨범이다. /JYP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보이그룹 킥플립(KickFlip)이 데뷔 후 줄곧 해온 것은 벽을 걷어차는 일이다. 어른들의 잔소리를 흘려듣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 마음이 가는 곳으로 달렸다. 첫사랑 앞에서는 서툴게 고백했고, 스무 살이 돼서는 처음 마주하는 것들에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

그렇게 4장의 미니 앨범을 거쳐 온 킥플립(계훈 아마루 동화 주왕 민제 케이주 동현)이 이번엔 자신에게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질문한다. 이들이 긴 고민 끝에 도달한 답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미완성인 채로 일단 다시 달려보자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인 동시에 모든 청춘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지난 6일 발매한 다섯 번째 미니 앨범 'KICK OFF THE WALL Pt. 1(킥 오프 더 월 파트1)'은 그래서 킥플립에게 꽤 중요한 분기점이다. 밖을 향해 장난스럽게 반항하던 팀이 처음으로 자기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떤 팀이 되고 싶은가를 묻기 시작한 앨범이다.

2025년 1월 데뷔한 킥플립은 자유분방한 소년성을 앞세웠다. 미니 1집 'Flip it, Kick it!(플립 잇, 킥 잇)'의 'Mama Said(마마 새드)(뭐가 되려고?)'가 어른들의 잔소리와 기준을 유쾌하게 걷어찼다면, 미니 2집 'Kick Out, Flip Now!(킥 아웃, 플립 나우)'에서는 자유분방함을 더 밀어붙여 지금의 감정과 충동에 충실한 킥플립만의 소년성을 굳혔다.

미니 3집 'My First Flip(마이 퍼스트 플립)'부터는 시선이 바깥에서 안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첫사랑의 설렘과 서툰 고백, 상처처럼 이전보다 개인적인 감정을 앨범 안으로 끌어들이며 장난기 넘치는 청량함에 성장의 결을 더했다. 미니 4집 'My First Kick(마이 퍼스트 킥)'에서는 첫 도전과 첫 실패, 처음 마주하는 감정과 시행착오를 노래했다.

킥플립은 밝고 장난기 넘치는 청량의 표면 아래 실제 스무 살이 겪을 법한 흔들림을 적극적으로 꺼냈다. 새 앨범이 지닌 킥플립의 가장 큰 변화이자 성장한 지점이다. /JYP엔터

미니 1, 2집이 세상의 기준을 걷어차는 과정이었다면 3, 4집은 그 뒤에 남은 자신의 감정과 성장통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그 과정에서 멤버들은 전곡 작업에 참여했고 청춘을 표현하는 팀에서 자신들의 청춘을 직접 써내려가는 팀으로 한발 나아갔다.

그리고 그 흐름 끝에서 만난 'KICK OFF THE WALL Pt. 1'은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고 질문하며 그 답까지 찾아가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서사에 놓인다. 킥플립은 밝고 장난기 넘치는 청량의 표면 아래 실제 스무 살이 겪을 법한 흔들림을 적극적으로 꺼냈다. 이 앨범이 지닌 킥플립의 가장 큰 변화이자 성장한 지점이다.

그 지점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데뷔 후 처음 시도한 더블 타이틀곡이다. 첫 번째 타이틀곡 '미완성'이 질문이라면 'Kick Off The Wall'(Feat. 이안 디올)은 대답이다.

'미완성'은 스무 살의 혼란을 좀처럼 맞춰지지 않는 퍼즐에 빗댄다. 팝 펑크라는 기존 뿌리는 그대로 두되 글리치한 하이퍼팝 질감과 분절된 비트, 몽환적인 신스, 이전보다 넓어진 여백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무조건 앞으로 내달리기보다 잠시 멈춰 자신의 불완전함을 바라볼 공간을 만들어낸다.

"어설프고 어질러진 우리들의 Puzzle Piece(퍼즐 피스)"가 결국 하나의 'Masterpiece(마스터피스)'가 된다는 메시지는 부족한 것을 채워 완벽해지겠다는 흔한 성장 서사와 다르다. 데뷔 때부터 정해진 답을 거부해 온 킥플립의 태도가 이번에는 외부의 기준을 향한 반항이 아니라 부족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반면 'Kick Off The Wall'(Feat. 이안 디올)은 그럼에도 다시 시작한 질주다. 기타와 드럼을 중심으로 한 팝 펑크에 왜곡된 신스와 808 베이스를 겹쳐 훨씬 공격적인 하이브리드 사운드를 만드는 이 곡은 "어차피 정답 없는 Question(퀘스천)"이라면 답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겠다는 킥플립의 답을 함축한다.

'미완성'의 불안이 안쪽으로 파고든다면 'Kick Off The Wall'은 그 에너지를 바깥으로 폭발시킨다. 여기에 이안 디올(iann dior)의 멜로딕한 이모 랩과 느슨한 보컬이 더해지면서 킥플립이 기존에 구축한 팝 펑크의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앞선 앨범들이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신보는 가능성을 정체성으로 굳히는 초석이자 킥플립 하면 이런 음악이지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우리만의 색을 완성하고 싶다는 킥플립이 목표를 향해 내딛은 큰 걸음이다. /JYP엔터

더블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의 대비 역시 명확하다. '미완성'이 멤버 각자의 실제 경험에서 캐릭터를 가져와 내면과 과거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라면 'Kick Off The Wall'은 도시 전체를 거대한 놀이터로 만든다. 벽은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새로운 움직임을 만드는 발판이 된다.

수록곡을 살펴보면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특히 동화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한 'hate blueberry(헤이트 블루베리)', 스케이트보드의 드롭 인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민제의 'Drop In(드롭 인)'은 멤버들이 단순히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억과 취향을 킥플립의 음악 언어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사실 킥플립 멤버들은 이미 데뷔 앨범 때부터 곡 작업에 참여했다. 그때와 이 앨범이 다른 건 본인들의 이야기를 어떤 음악으로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며 결과물로 만들어냈다는 점이고, 이는 멤버들이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까'를 계속 고민했다"고 말하는 이유다.

엄마의 잔소리를 걷어차던 소년들은 선생님의 눈을 피해 교실을 빠져나왔고, 첫사랑 앞에서 넘어졌으며, 스무 살의 첫 경험을 지나 이제 자기 앞에 놓인 벽과 마주했다. 이젠 그 벽을 피해 가지 않는다. 완벽한 답을 찾지도 않는다. 그저 보드를 내려놓고 다시 벽을 박찬다. 킥플립의 정체성은 바로 그 태도에서 나온다.

앨범 제목에 파트 1을 붙인 건 그렇게 확인한 자신으로 세상과 부딪히는 새로운 단계의 출발점임을 암시한다. 앞선 앨범들이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이 앨범은 그 가능성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굳히는 초석이자 "'킥플립 하면 이런 음악이지'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우리만의 색을 완성하고 싶다"는 킥플립이 목표를 향해 내딛은 큰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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