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재능’ 하현승, APBC 대표로 선발해 조기 육성에 나서자  [김대호의 야구생각]


APBC 대표 파격 선발 기대
선동열 류현진 대 이을 성장 프로젝트 필요
7일 키움과 역대 최고액 16억 원 계약

하현승이 7일 키움 히어로즈 구단 사무실에서 역대 최고액인 계약금 16억 원에 사인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역대 최고 신인으로 주목받는 부산고 3학년 좌완 투수 하현승(18)이 마침내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하현승은 7일 계약금 16억 원에 사인했다. 2006년 한기주가 KIA 타이거즈로부터 받은 종전 최고액 10억 원을 21년 만에 경신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역사에서 비교 불가한 금액이다. 야구계는 선동열 류현진 계보를 이을 국보급 투수가 등장했다고 잔뜩 들떠 있다. 하현승의 성장 프로젝트는 키움뿐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하현승이 키움과 계약한 7일 일본에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할 대표팀 28명의 명단이 발표됐다. 이 대회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등 4개국의 젊은 유망주들이 참가한다. 2027년 프리미어12와 2028년 LA 올림픽의 전초전 격이다.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일본 대표팀은 29세 이하 와일드카드 3명과 만 24세 이하, 프로 3년 차 이하 25명으로 구성됐다.

하현승이 지난달 21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된 뒤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오른쪽은 허승필 키움 단장. /뉴시스

한국 역시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 선수들을 선발한다. 향후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기대주를 발굴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대회가 한국시리즈 직후에 열린다는 데 있다. 포스트시즌 일정에 따르면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11월 10일이 돼서야 끝난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 팀의 선수는 선발하기 부담스럽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던진 투수는 제외할 수밖에 없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 wiz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 박영현은 이미 대표팀 명단에서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막바지 대표팀 명단을 추리고 있다. 투수진 구성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왼손 투수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하현승 발탁을 검토해 볼 법하다. 하현승은 고등학생 신분이지만 키움과 계약해 정식으로 프로 선수가 됐다. 일단 자격은 된다. 프로 성적이 전혀 없는 선수의 대표 선발은 전례가 없다. 하지만 그 대상이 하현승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달 열린 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역투하고 있는 하현승. 하현승은 이 대회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MVP에 선정됐다. /대만야구협회

하현승은 고등학생이지만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는다. 구속은 물론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까지 겸비했다. 고등학교 레벨에선 적수가 없다. 얼마 전 끝난 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15⅔이닝 동안 25삼진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7이닝 8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물론 프로 무대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의 타자들은 정교함과 파워를 고루 갖추고 있다.

하현승의 조기 육성 수단으로 이만한 무대가 없다. 세계 수준의 타자를 상대로 하현승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현승은 지난달 21일 드래프트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실전 등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KBO가 나서 하현승의 육성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 하현승이 대표팀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현장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프로 생활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현승은 야구계는 물론 팬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팬 사인회에 참석한 하현승. /키움 히어로즈

비록 아마추어지만 예전 비슷한 사례가 있다. 1977년 초 대한야구협회는 고교졸업을 앞둔 경남고 최동원과 대구상고 김시진을 대표팀에 넣어 일본 가고시마 롯데 오리온즈와의 합동 훈련에 참가시켰다. 차세대 에이스를 키우기 위한 대한야구협회의 전략적 판단이었다. 이 훈련을 통해 최동원과 김시진은 기량이 일취월장해 1977년 니카라과 대륙간컵 우승의 주축 멤버가 됐다. 종목은 다르지만 배구의 장윤창은 인창고 2학년 때 성인 대표팀에 뽑혔으며, 농구의 박찬숙은 숭의여고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장윤창과 박찬숙은 이후 한국 배구와 농구를 10년 넘게 아시아 정상은 물론 세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하현승은 프로에서 걸음마도 떼기 전이다.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때마침 찾아온 이번 APBC가 하현승의 미래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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