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NH농협금융지주 보험계열사의 회복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 농협생명은 순이익 급감에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크게 늘며 미래이익 기반을 키운 반면, 농협손보는 보험손익이 급증하며 본업 수익성이 개선됐다. NH투자증권에 쏠린 비은행 이익구조를 완화하려면 보험계열사가 추가적인 이익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만큼, 생명과 손보의 개선세가 하반기 실제 순익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3%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1163억원으로 41.9%, 투자손익은 32억원으로 95.3% 각각 줄었다. 금융당국의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적용에 따른 손실계약비용 증가와 사업비 가정 변경,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금융비용 확대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미래이익 기반은 오히려 확대됐다. 농협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6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했고, 6월 말 보유 CSM도 4조772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6% 늘었다. 고마진 보장성 상품 판매 확대와 신계약 수익성 개선이 CSM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CSM은 계약 체결 시 즉시 이익으로 반영되지 않고 보험기간에 걸쳐 상각되며 보험손익으로 인식되는 만큼, 현재 늘어난 CSM이 향후 실적 회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손보는 다른 방식으로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지만 보험손익은 8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8.4% 급증했다. 원수보험료도 3조530억원으로 12.0% 증가했고 기말 CSM은 1조678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3% 늘었다. 보험금 예실차 개선과 신계약 확대에 힘입어 보험 본업의 수익성은 크게 좋아진 셈이다.
농협손보의 순이익 감소는 투자손익 부진 영향이 컸다. 상반기 투자손익은 2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0%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 감소와 지난해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기저효과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보험영업에서 이익을 늘리고도 투자부문이 최종 순익을 끌어내린 구조다.
두 보험계열사는 각각 고유한 사업구조상 제약도 안고 있다. 농협생명은 판매채널이 농·축협 중심의 방카슈랑스에 크게 의존해 채널과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제약이 있고, 농협손보는 농작물재해보험과 풍수해보험 등 정책성 보험 비중이 높아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에 따른 손해율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여기에 두 회사 모두 보험업 특성상 금리 변화에 따른 보험금융손익과 투자손익 변동성까지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향후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농협생명은 신계약 CSM이 크게 늘어난 만큼 해당 CSM이 상각을 통해 보험손익으로 전환되는 속도와 계리가정 변경 부담 완화 여부가 실적 회복의 관건이다. 농협손보는 보험손익이 이미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투자손익이 정상화될 경우 순이익도 함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농협금융 입장에서도 보험계열사의 회복은 중요하다. 올해 상반기 그룹 순이익 증가와 비은행 실적 개선은 사실상 NH투자증권이 주도했다. 증권업은 증시 거래대금과 자본시장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생명·손보가 추가적인 이익 축으로 자리 잡아야 비은행 수익구조가 특정 계열사에 쏠리는 것을 완화할 수 있다.실제 농협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79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는데, NH투자증권의 순이익만 9652억원으로 107.5% 급증했다. 계열사 순이익을 그룹 순이익과 단순 비교하면 NH투자증권 순이익은 그룹 순이익의 54.3%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순이익은 각각 351억원, 717억원으로 두 보험사를 합쳐도 1068억원에 그쳤다. 이는 그룹 순이익의 6.0% 수준이며, NH투자증권 순이익은 두 보험사 합산 순이익의 약 9배에 달한다. 농협금융도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47.4% 증가한 배경으로 증권·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계열사의 성장을 꼽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 보험계열사의 수익성 회복은 단순히 두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넘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제와 맞닿아 있다"며 "증권 실적이 크게 늘면서 비은행 이익 기반 자체는 확대됐지만 보험계열사가 추가적인 이익 축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그룹 비은행 실적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늘어난 CSM을 실제 이익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환하느냐, 농협손보는 개선된 보험손익을 유지하면서 투자손익과 자연재해 변동성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중요하다"며 "두 보험사의 회복이 이어진다면 농협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도 한층 균형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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