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을 줄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에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항공사가 청주~제주 노선의 공급좌석을 2019년의 90% 이상 유지하도록 한 기업결합 시정조치를 지키지 않은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에 착수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항공사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각 항공사를 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이 수요 감소를 이유로 괌 노선의 공급좌석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도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 공정위 심사관은 시정조치를 변경할 만큼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 의견을 냈다.
공정위는 30일 대한항공 등 항공운송사업자들의 청주~제주 노선 시정조치 불이행 건과 괌 노선 시정조치 변경 신청 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심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사실관계와 위법성 판단, 조치 의견을 담은 심사관 측 의견으로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아니다. 앞으로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재 여부와 수준이 결정된다.
앞서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에 구조적·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대한항공과 계열 항공사들은 구조적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연도별 공급좌석 수를 2019년 같은 기간의 90% 미만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일인 2024년 12월12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청주→제주와 제주→청주 노선의 공급좌석을 2019년 같은 기간의 90% 미만으로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기업결합 승인 당시 부과된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로 보고, 3개 항공사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각 법인을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위원회에 제출했다.
아울러 5개 항공사들이 인천~괌과 부산~괌 노선에 대해 신청한 시정조치 완화 여부도 전원회의 판단을 받는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5개사는 괌의 인프라 악화와 여행 트렌드 변화 등으로 관광 수요가 감소했다며 시정조치 변경을 요청했다. 기업결합 심사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들도 경쟁제한성 판단에 점유율이 함께 반영됐고, 이에 따라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다른 항공사의 신청이 없더라도 대한항공 측이 슬롯을 자진 반납하면 구조적 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하고, 공급좌석 유지 의무 기준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심사관은 이 같은 사유가 시정조치를 변경할 수 있는 '사정변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기각 의견을 냈다. 시정조치 변경 사유가 되려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최종 확정한 2024년 12월24일 이후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해야 하는데, 조치 이행이 곤란할 정도의 새로운 사정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항공사들의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의견진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전원회의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항공여객운송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시정조치 불이행에 대해서는 심사관 입장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한항공 측에서 시정조치 이행을 좀 더 책임감 있게 준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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