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고객 모시기 치열한데"…저축은행, 점포 축소에 유치 '지지부진'


은행권 전용 금융상품 확대…상호금융, 관련 상품 출시 동참
저축은행 점포 5년새 63곳 감소…비대면 전환 대면 접점 축소

금융권이 신생아부터 청소년까지 미성년자 고객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금융권이 신생아부터 청소년까지 미성년자 고객 확보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영업점을 줄이고 비대면 업무로 전환하는 가운데 청소년 고객을 별도로 확보할 유인도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청소년 대상 전용 적금과 'KB스타틴즈'를 통해 선불지갑과 전용 카드를 제공한다. 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각각 '신한 MY 주니어 적금'과 '원픽통장' 등 미성년자 전용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청소년 선불 금융서비스인 '우리틴틴'을 통해 미성년자를 위한 금융상품과 혜택을 운영한다. 해당 상품과 서비스 모두 미성년자 고객을 장기간 이끌고 가기 위한 유인책의 일환이다.

반면 저축은행은 미성년자 고객 확보에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영업 기반이 약해지는 가운데 주니어 고객과 접점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이 운영하는 점포 수는 232곳으로, 최근 5년간 63곳 감소했다.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업점을 통합하거나 아예 철수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여러 점포를 본점 한 곳으로 통합한 저축은행도 5곳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영업점 축소가 미성년자 고객 확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대면 영업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지만, 계좌 개설 과정에서 법정대리인의 방문이나 관련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다.

통상 미성년자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보호자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자녀 명의 기본증명서 등을 준비해야 하며 금융사별 절차도 다르다. 일부는 비대면 개설을 지원하고 있지만, 모든 저축은행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접근성뿐 아니라 상품을 통한 유인책 마련에도 소극적이다. 과거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와 전용 예·적금 상품을 운용했지만, 은행권과 비교하면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특히 전용 통장이나 체크카드, 용돈관리 기능까지 연계하는 등의 금융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저축은행의 기조는 같은 2금융권인 상호금융과도 온도차가 뚜렷하다. 올해 신협은 청소년을 겨냥해 이용 빈도가 높은 영역에 혜택을 담은 'ㄱㅇㅇ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이어 새마을금고는 매해 출생 아이를 대상으로 최고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MG희망나눔 적금'을 출시한다. 출생 단계부터 적금 상품을 통해 고객과의 물꼬를 틔우는 전략이다.

미성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엇갈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후불교통 기능이 없는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연령을 12세 이상에서 7세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후불교통 체크카드의 월 이용한도도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렸다. 결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고객층이 넓어진 것이다.

저축은행권에서는 불필요한 비용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당초 미성년자의 예·적금 규모가 크지 않고 우대금리와 각종 혜택을 고려하면 이자 비용만 떠안을 수 있다는 셈법이다.

아울러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관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맘놓고 확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리테일 금융의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더욱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의 사업구조는 청소년 고객을 끌어들일 동기를 떨어뜨린다. 저축은행권의 주담대는 주택 구입보단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아파트나 주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사업자대출에 가깝다. 청소년이 성인이 된 직후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상품과는 동떨어져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다. 다만, 은행권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사회초년생을 포함, 20대 고객이 저축은행을 선택할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시각이다.

한동안 저축은행권은 신규 고객 확보보단 기존 사업의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영업점 축소와 비대면 전환 기조도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청소년 고객을 겨냥한 별도 상품 확대는 당분간 제한적일 전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청소년 고객이 유입되면 좋겠지만, 금융업권마다 본연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라며 "조건만 된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을 먼저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저축은행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자영업자, 중저신용 차주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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