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쌍방 항소…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이슈 장기화 돌입


가족 갈등이 지배구조 이슈로…'2조5500억원 분할' 쟁점
혼인 파탄·경영 기여도 재심리, 핵심 쟁점 1심과 유사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부부가 이혼소송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하면서 역대 최대 2조5500억원대 재산분할 소송의 마무리 시점이 주목된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2조5500억원대로 역대 최대 재산분할 1심 판결이 나온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부부의 이혼소송이 2심에서 다시 다뤄진다. 지난 2022년 11월 소 제기 뒤 1심 선고까지 3년 10개월이 걸린 만큼 판결 확정 시점도 관심사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쟁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1심보다 심리 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부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서울고등법원은 혼인 파탄 여부와 분할 비율, 지분 현물분할 방식 등 1심 쟁점 대부분을 다시 심리하게 된다. 부부 사이의 소송이지만 결과에 따라 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가 달라지고 비상장사 지분을 현물로 나누는 선례가 될 수 있어 재계 시선이 쏠린다.

부부의 항소 이유는 서로 다르다. 권 CVO 측은 지난 28일 항소장을 내고 이혼 판단과 재산분할을 모두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 씨 측 소송대리인은 29일 항소장을 냈다. 이 씨는 이혼을 인정한 1심 판단은 받아들이고 분할액을 다툴 것으로 알려졌다.

권 CVO 측은 입장문에서 "권 CVO는 가정의 유지를 바라는 가장으로서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심이 이 씨의 연락 차단과 별거 등 소 제기 이후 생긴 사정 등을 파탄 근거로 삼은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경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지분을 나누라고 해 기업활동의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서울가정법원은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고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산은 권 CVO 65%, 이 씨 35% 비율로 나누도록 했다. 권 CVO가 이 씨에게 넘겨야 할 몫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35%와 현금 650억원이다. 재판부가 평가한 주식 가치 7조1049억원을 기준으로 한 분할액은 약 2조5500억원이다. 재판부는 이 씨가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 등재됐던 점과 가사·양육을 오래 맡은 점을 기여로 인정했다.

이번 이혼 소송 결과에 따라 권혁빈 CVO 단독 지배 체제인 스마일게이트의 경영 안정성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이번 이혼소송의 결과는 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변동과 연결된다. 분할액 약 2조5500억원 가운데 2조4867억원이 현금이 아닌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부부의 개인사 갈등이 기업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 CVO 측이 혼인 관계 회복과 함께 기업활동 불확실성을 항소 이유로 든 점도 이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1심 판결이 확정되면 권 CVO가 2012년부터 지분 100%를 보유해 온 스마일게이트에 지분 35%를 가진 주주가 새로 생긴다.

상법상 정관 변경과 합병, 영업양도 등 특별결의 사항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권 CVO 지분 65%로는 이 기준에 못 미쳐 지분을 분할받은 이 씨 측이 반대하면 안건을 통과시키기 어렵다. 1심 재판부는 경영권을 잃을 위험은 없다고 판단했지만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판결 확정 시점을 두고는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이 소송은 2022년 12월 1심 선고 뒤 항소심 선고까지 1년6개월이 걸렸고 항소심에서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원 관련 메모가 새 쟁점이 됐다. 이후 대법원 파기환송과 재상고를 거치면서 1심 선고 뒤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재산분할 부분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권 CVO 부부의 항소심이 최 회장 재판보다 짧게 끝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증인을 따로 부를 여지가 적고 다툴 부분도 혼인 파탄 여부와 기여도, 분할 방식 등 1심과 비슷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새로운 쟁점이 나오지 않는다면 심리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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