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쥐고도 답답한 여야 대표…한동훈·오세훈·조국은 '빈틈 공략'


김민석·장동혁 직무평가 부진
당·정권 성적표 떠안은 대표들
잠룡은 개별 현안 집중

여야 대표들이 당권을 쥐고도 지지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잠재적 차기 주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24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접견.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이태훈 기자] 여야 대표가 당권을 쥐고도 좀처럼 지지 기반을 넓히지 못하는 사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등 잠재적 차기 주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치적 공간을 넓히고 있다. 당과 정권의 성적표를 함께 떠안아야 하는 대표들과 달리 이들은 특정 현안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내며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조사한 결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0%, 부정 평가는 48%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긍정 21%, 부정 61%로 격차가 더 컸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39%)보다 부정 평가(49%)가 높았다.

두 대표가 처한 상황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모두 외연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김 대표는 집권여당 대표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세제와 인사 문제 등을 놓고 당의 '민심 창구' 역할을 강조하며 당정 조율에 나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현안을 둘러싼 여론의 부담은 남아 있다. 김 대표로서는 당정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중도층 이탈을 막고 당의 독자적인 역할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예원 기자

다만 당내에서는 정부 지지율 흐름을 김 대표의 책임과 직접 연결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표 취임 이후 정부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을 두고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당 대표가 정부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결국 정부가 주요 현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정이 다르다. 당 안에서는 장관 후보자 청문 정국을 거치며 한동안 이어졌던 내부 갈등이 다소 잦아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가 당 차원의 대여 메시지를 주도하고, 정점식 원내대표가 국회 협상과 원내 대응을 맡으면서 역할 분담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안 맞는 게 아니라 역할이 다른 것"이라며 "두 사람이 똑같은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한쪽이 당 차원의 메시지를 내고, 원내에서는 국회 안에서 할 수 있는 대여 대응에 집중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역할 분담 속에서 당도 이전보다 안정화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당내 안정이 장 대표 개인에 대한 평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여 투쟁을 중심으로 한 메시지를 중도·무당층까지 어떻기 확장할지는 추가적인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 전체와 정권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함께 감당해야 하는 대표들과 달리, 이들은 개별 현안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이 같은 대표들의 제약은 반대로 당권 밖 주자들에게 정치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당 전체의 성적표를 책임져야 하는 대표들과 달리 비주류 주자들은 특정 현안에 선택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메시지를 부각할 수 있어서다.

한 의원은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에 적극 나섰고, 이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복당 문제도 다시 거론됐다. 현역 의원인 만큼 정기국회에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상임위 질의와 현안 대응을 통해 정치 이슈에 지속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은 원외 주자들과 다른 조건이다.

그러나 당 밖에 있다는 점은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무소속은 아무리 활동을 해도 무소속"이라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정이라는 독자적인 행정 기반을 갖고 있지만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로 정치권의 주요 일정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진행될수록 중앙 정치에서의 노출 기회는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둘러싼 항소심도 변수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통화 녹음이 최근 항소심에서 새 증거로 채택되는 등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조 원장은 민주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정책 및 현안 대응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범여권 안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지난 6월 평택을 재선거에서는 3위에 그친 점은 향후 지지 기반 확대 과정에서 과제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조 원장의 최근 존재감과 차기 주자로서의 확장성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SNS 등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는 것과 대권 주자로서 지지 기반을 넓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특히 2030 세대 등 현재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층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9.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um@tf.co.kr

xo9568@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