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 "의무공개매수제 재논의 필요"


29일 공동성명서 발표…비례적 선행매수 대안 제시도

29일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오는 10월 1일 국회 본회의를 앞둔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안 처리를 보류하고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안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성명했다. 지배주주는 보유 지분 전량을 먼저 팔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일부만 매각할 수 있는 도입안이 주주 간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라이프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18곳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운용사들은 성명서를 통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안의 오는 10월 1일 예정된 본회의 처리를 보류하고, 공개 논의를 거쳐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용사들은 "일반주주와 국내외 기관투자자,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 논의를 거쳐 주주 보호의 원칙과 제도 설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거친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안은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취득한 후 전체 보유 지분이 '50%+1주'에 미달하면 부족한 물량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는 이런 지배주주 지분의 선행매수 허용이 일반주주들에게는 공개매수에 평등하게 참여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안도 제시했다. 지배주주의 선행매수를 배제한 비례적 공개매수다. 인수를 원하는 측이 공개매수를 선언하면 지배주주 역시 일반주주와 함께 대등한 위치에서 공개매수에 참여하고, 총매수 한도를 초과해 주주들이 몰릴 경우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안분비례 원칙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운용사들은 "지배주주 지분율이 40%인 사례에서 모든 주주가 전량 응모한다고 가정하면 인수자는 지배주주에게서 약 20%, 일반주주에서 약 30%를 매수하게 된다. 모든 주주가 보유 지분의 약 절반씩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운용사들은 도입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기존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되던 일반주주 보호 관행마저 오히려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해외 주요국들도 부분매수와 선행매수를 동시에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운용사들은 "선행매수가 허용되면 경영권 프리미엄과 매각 물량의 상당 부분이 지배주주와 인수자의 장외거래에서 먼저 정해진다"며 "법이 허용한 거래이니 기관투자자가 이사회에 주주충실의무에 따라 일반주주를 보호하라고 요구할 근거도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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