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젠슨 황 수상 축하 "엔비디아는 두뇌, SK는 기억 만든다"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서 건배사 진행
"한미 동맹 최전선은 이제 데이터센터" 강조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을 축하하며 "엔비디아는 두뇌를 설계하고 SK는 기억을 만든다"고 말했다.

29일 SK그룹은 최 회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2026 연례 갈라'에 참석해 올해 밴 플리트상 수상자인 황 CEO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건배를 제의했다고밝혔다.

최 회장은 건배사에서 황 CEO와 만날 때마다 듣는 질문을 먼저 소개했다. 최 회장은 "젠슨을 만날 때마다 그가 던지는 첫 질문은 항상 '더 빠르게 만들 수 없나요?'였다"며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처럼 우리도 같은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협력 관계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가 번개처럼 빠르게 생각하면 SK는 그 기억이 절대 잊히지 않도록 보장한다"며 "젠슨이 무언가를 깜빡 잊어버릴 때마다 그는 누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는 점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한미 동맹의 무대가 달라졌다는 점도 짚었다. 최 회장은 "70여 년 전 밴 플리트 장군은 전장에서 한미 동맹을 구축했고 오늘날엔 젠슨 황이 그 최전선에 서 있다"며 "이제 그 최전선은 전장이 아닌 데이터센터로 바뀌었고 이 진격을 이끄는 사람은 군복 대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는다"고 말했다. 검은색 가죽 재킷은 황 CEO가 공식 석상에서 즐겨 입는 옷차림이다.

황 CEO가 자주 쓰는 "많이 살수록 많이 아낀다(The more you buy, the more you save)"는 말도 꺼냈다. 최 회장은 "저희 회계팀은 아직도 그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중"이라며 "하지만 젠슨이 우리 모두에게 더 크게 생각하도록 영감을 주기 때문에 진심으로 이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과 그의 가족, 그리고 한미 동맹을 위하여"라며 "우리의 파트너십이 GPU 수요보다 훨씬 더 빠르게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SK그룹은 이번 건배사가 AI 반도체 분야 핵심 파트너인 두 회사 수장의 협력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이 안보와 통상에서 AI와 첨단 기술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선친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에 이어 밴 플리트상을 받은 '2대 수상자'이기도 하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려 1995년 만들어졌다. 한미 우호에 기여한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된다. 황 CEO는 AI·반도체 분야에서 한미 협력을 넓힌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했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이후 약 7개월 동안 외부에 알려진 만남만 7차례에 이른다. SK그룹은 지난 7월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구축부터 AI 메모리 공급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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