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의 추석 <상>] 문자는 줄이고 현수막은 직접


한정된 자원 속 '선택과 집중'
당원 참여로 비용 부담 줄이기도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이 명절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추석은 정치권이 시장과 역, 거리에서 유권자와 접점을 넓히는 시기다. 소수정당도 같은 방식으로 명절 민심을 두드리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과 인력, 지역조직의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더팩트>는 소수정당의 명절 정치 현장과 그 배경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이 일제히 '명절 민심' 잡기에 나선다. 전통시장을 찾고 귀성객에게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거리에는 명절 인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건다. 유권자에게 당과 정치인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는 명절은 정치권에 또 하나의 '노출 경쟁'의 시간이다.

소수 정당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을 찾고, 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현수막을 걸고 문자를 보내는 기본적인 방식은 거대정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같은 활동에 투입할 수 있는 돈과 사람, 지역 조직의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지방의원과 지역위원장이 함께 움직이는 거대정당과 달리 일반 당원들의 참여로 지역 활동을 이어가는가 하면, 전문업체에 맡길 현수막 설치에 당원들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문자메시지도 비용을 고려해 발송 대상이나 방식을 조정한다. 명절 활동을 포기하기보다는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지 '선택과 집중'하는 셈이다.

진보당은 이번 추석에 시장 방문과 귀성 인사, 당보 배포, 현수막 게시 등을 준비했다. 지역 주민에게는 문자로 명절 인사를 전한다. 형식만 놓고 보면 거대정당의 명절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이를 움직이는 '사람'에서 나타난다.

진보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양당은 지방의원들과 지역위원장이 같이 움직이는 게 기본 세트라면 저희는 가능한 일반 당원들이 함께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지역별 편차도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활동이 활발한 지역위원회에서는 10명 이상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곳은 4~5명 안팎이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는 "활동 당원들이 지방의원처럼 그렇게 활동을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정말 시간 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나와주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사정은 홍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미지가 포함된 장문 문자 대신 단문을 택하거나, 전체 유권자보다는 기존 지지층을 중심으로 발송하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마음 같아서는 정말 문자든 이미지를 넣고 장문으로 보내고 싶어도 문자 비용도 지역위원장들이나 당원들이 같이 분담하는 형태다 보니 의지대로 쓸 수는 없다"며 "장문으로 보내고 싶으나 단문으로 보내거나 전체 유권자보다 응원하고 지지해 주시는 대상을 중심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소수 정당은 부족한 자원을 당원들의 참여로 메우기도 한다. 사진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용산역 대합실에서 추석을 앞두고 명절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더팩트 DB

기본소득당에서는 당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비용 부담을 덜고 있다. 기본소득당 관계자는 "큰 정당들처럼 추석 현수막을 많이 걸지는 못했다"며 지역위원회와 당원들을 중심으로 집 주변이나 지하철역 사거리 등에 현수막을 게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수막 제작비는 당에서 부담하지만 게시까지 전문업체에 맡기는 대신 당원들이 직접 설치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업체에 제작과 게시를 모두 맡기는 것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관계자는 "큰 당들은 제작과 개첩을 한 업체에 다 맡긴다"며 "저희는 인쇄하는 업체에 맡겨서 받으면 당원분들이 직접 개첩하는 노동을 해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들이 이른바 '현수막 원정대'를 꾸려 현수막 설치에 나서기도 한다.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한계도 있다. 전문업체처럼 사다리차 등을 동원하기 어렵다 보니 눈에 잘 띄는 높은 위치에 현수막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원분들이 전문 업자가 아니고 사다리차를 쓸 수가 없다"며 "열심히 달아도 잘 안 보이는 구석에 달리는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때마다 각 정당의 존재감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사실 현수막이 제일 강력한 수단"이라며 "재정적인 어려움이 크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쉽지 않다"고 했다.

지역 행사에서 주민을 만날 기회를 확보하는 데도 차이가 있다. 기본소득당 관계자는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인사의 경우 지역 행사에 초청받기도 하지만 지역위원장이나 시·도당위원장들이 대부분 원외 인사이다 보니 지역 행사에 초청받는 일이 흔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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