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바야흐로 '大(대)챌린지 시대'다.
숏폼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은 점점 더 다양한 챌린지를 일상 곳곳에 퍼트리며 남녀노소 모두가 이를 접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챌린지 유행'의 중심에 바로 K팝이 있다. 지코의 '아무노래'로 인해 촉발된 '댄스 챌린지'의 인기는 이제 하나의 거대한 문화로 자리 잡았고, K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물론 온갖 챌린지가 범람하면서 아티스트의 피로를 비롯해 이런저런 부작용을 부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더팩트>도 이를 짚은 적이 있다. 다만 이는 과도한 경쟁이나 과열된 양상을 경계하자는 것이지 이미 자리 잡은 문화 현상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챌린지 문화'는 일상의 영역에 들어서면서 '장기자랑'에 대한 고민을 한결 덜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코르티스(CORTIS)의 'REDRED(레드레드)'나 아일릿의 'It's Me(이츠 미)' 등은 실제 노래방 순위에도 오르며 '음악과 댄스를 함께 즐기는 곡'으로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준비해 봤다. K팝 업계 관계자 10인의 무기명 투표(복수 투표 가능)를 통해 '추석에 장기자랑으로 선보이면 반드시 용돈을 받을 수 있는 챌린지 TOP5'를 선정했다.
◆ 5위 - 최예나(YENA) '캐치캐치' 챌린지 (2표)
올해 3월 공개된 다섯 번째 미니앨범 'LOVE CATCHER(러브 캐처)'의 타이틀곡 '캐치캐치'는 레트로한 사운드, 중독적인 후렴구,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포인트 안무 등으로 2026년 가장 인기 있는 챌린지 중 하나에 등극했다.
실제로 '캐치캐치'는 음원 발매 약 한 달 만에 유튜브 쇼츠에 10만 개 이상의 챌린지 영상이 게재됐고, 중국 도우인(틱톡)에서는 8월까지 관련 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11억 5000만 회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캐치캐치'의 강점은 발랄하고 신나는 분위기와 쉬운 동작과 더불어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가수 겸 배우 이준이 선보인 '캐치캐치' 댄스는 '주인 박탈 챌린지'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고 우즈, 김종민, 제로베이스원 장하오, 엔하이픈 정원 등 많은 남자 스타들이 '캐치캐치' 챌린지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인지도와 단숨에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신나고 유쾌한 음악 분위기를 지닌 '캐치캐치'는 추석 장기자랑으로 안성맞춤이라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쉽고 빠르게 그럴싸한 추석 장기자랑을 준비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캐치캐치'를 연습해라"라는 조언을 남겼다.
◆ 공동 3위 - 리센느(RESCENE) 'Pretty Girl(프리티 걸)' (3표)
2026년 가장 핫하게 떠오른 그룹 리센느는 특이하게 유튜브 예능을 계기로 역주행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만큼 밈(meme)이나 챌린지를 많이 유행시켰으며, 그중 '파라파라 댄스' 챌린지나 '거제 야호' 밈 등은 관공서나 민간 기업에서도 활용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챌린지와 밈을 지닌 리센느지만 그중에서 'Pretty Girl' 챌린지를 고른 이유는 명확하다. 익숙하고 쉽기 때문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Pretty Girl'은 신곡이 아니라 그룹 카라(KARA)의 대표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노래 자체는 알고 있을 확률이 크다. 여기에 원곡은 2008년 발표된 만큼 안무 자체도 요즘 K팝과 달리 복잡하거나 현란하게 구성되지 않았다.
'Pretty Girl'을 선정한 한 관계자는 "장기자랑이면 역시 귀엽고 익숙한 게 최고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 공동 3위 - 아일릿(ILLIT) 'It's Me(이츠 미)' (3표)
데뷔곡 'Magnetic(마그네틱)' 이후 아일릿의 최고 히트 챌린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It's Me'도 여러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다.
'It's Me'의 강점은 '유머'다. 음악 자체가 지닌 절묘한 중독성과 함께 어딘가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포즈들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따라 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단적인 예로 'It's Me'는 가창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의 곡임에도 주요 노래방 차트 상위권에 올라 '춤과 사운드를 함께 즐기는 노래'임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더욱이 'It's Me'는 단순히 높은 조회수나 유명인의 참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수많은 패러디 영상까지 만들어내며 그 자체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It's Me'가 지닌 이 유머와 재치는 추석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이다.
'It's Me'를 추천한 관계자는 "보기보다 박자나 동작을 맞추기 쉽지 않은 챌린지라 충분한 연습은 필수다. 도저히 못하겠으면 그냥 웃기기라도 하겠다는 기세로 밀어붙여라"라고 전했다.
◆ 2위 - 코르티스(CORTIS) 'REDRED(레드레드)' (4표)
조건만 놓고 보면 최적의 챌린지다. 너무나도 큰 히트를 기록한 덕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이 잘 알려져 있으며, 음악 자체도 유쾌하고 위트가 있다. 여기에 조금만 연습하면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는 명확한 포인트 안무가 있으며, 그 외 부분은 적당히 비슷한 바이브만 내면 마음대로 춰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
인지도, 난이도, 재미 등에서 모두 최상급인 '육각형 챌린지'인 만큼 당연히 많은 업계인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추석에 어른들의 지갑을 열게 할 최고의 챌린지라고 생각한다"는 한 관계자의 평가가 'REDRED'가 추석 챌린지 상위권에 오른 이유를 설명해 준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REDRED'는 분위기와 바이브가 중요한 챌린지다. 연습도 연습이지만 미리 삼선 트레이닝 재킷 정도를 준비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고 팁을 알렸다.
◆ 번외 - 각 1표 득표 챌린지 6개
1위를 알아보기 전, 득표는 했지만 순위에는 들지 못한 챌린지를 추천 이유와 함께 유형별로 소개한다.
<복고형>
추천이유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명곡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금 다시 주목받는 예전 곡이 늘고 있다."
추천곡: 티아라(T-ARA) 'Bo Peep Bo Peep', 베스티(BESTie) '연애의 조건'
<자유형>
추천이유 "적당히 마음대로 춰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추천곡 : 튜이드(TUIDE) 'SUN KISS(선 키스)', 'GRLS(걸스)'
<애교형>
추천이유 "어른들에게 귀여운 것은 반드시 통한다. 단,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 무리해서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추천곡: 투어스(TWS) 'OVERDRIVE(오버드라이브)'
<고난도형>
추천이유 "할 거면 제대로 연습해서 진짜 감탄할 만한 모습을 보여라."
추천곡: 알파드라이브원(ALPHA DRIVE ONE) 'BORN DIRE(본 다이어)'
◆ 1위 - 에이티즈(ATEEZ) 'BAD(배드)' (6표)
대망의 1위는 에이티즈의 'BAD'가 차지했다. 사실 조금 의외의 결과다. 'BAD' 챌린지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추석 장기자랑용'으로 1위에 오를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TOP5에 오른 곡은 모두 누가 1위를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올 한 해 큰 사랑을 받은 챌린지들이고, 투표를 진행하기 전에는 아무래도 '추석'이 주는 이미지상 좀 더 밝고 경쾌한 곡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BAD' 챌린지는 이런 전망을 보란 듯이 뒤집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일단 'BAD' 챌린지 역시 앞서 언급한 챌린지들의 장점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 한터차트의 발표에 따르면 8월까지 'BAD' 챌린지에 참여한 K팝 아티스트나 유명인의 영상은 83건에 달하며 이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약 3억 회를 기록했다. 당연히 국내외 팬 참여 영상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BAD' 챌린지가 얼마나 인기인지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가 정계와 재계 진출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7월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BAD' 챌린지를 선보였고, 이동석 충주시장도 8월 4일 'BAD' 챌린지를 활용한 충주 복숭아 홍보 영상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린 바 있다. 'BAD' 챌린지가 단순히 연예계나 팬들 사이에서의 유행을 넘어 일상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것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다.
또 'BAD'의 하이라이트 파트를 맡은 멤버 산은 '북부대공(무뚝뚝하고 강인하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 캐릭터의 클리셰)'이라는 밈을 확실히 정착시키며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데에 성공했다.
이처럼 뛰어난 인지도와 함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BAD' 챌린지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관계자는 "안무 전체를 봤을 때 'BAD'는 매우 어려운 챌린지다. 하지만 옆으로 서서 팔을 흔드는 포인트 안무 파트만 두고 보면 누가 추더라도 '아 'BAD' 챌린지구나'라고 알 수 있을 만큼 명쾌하다"라며 "제대로 연습해 '멋'을 보여줄 수도 있고, 아무 때나 남발해 '개그용'으로 써먹기도 좋다. 어느 쪽이든 장기자랑으로 통할 만하다"라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는 "'개그'가 아니라 '멋'으로 보여주고 싶으면 안무 연습과 함께 치명적인 표정과 몸매 관리도 중요하다. 자칫 '북부돼공'이 되지 않게 주의하길 바란다"고 주의사항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