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들어온 3.5m급 상어가 나흘째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좁은 난간과 다리 주변으로 인파가 몰리자 관계 기관이 야간 출입을 통제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부산시와 부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8시 57분쯤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길이 3∼4m가량의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이날까지 같은 수로에서 상어가 계속 목격되고 있다.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상어가 수면 가까이 올라와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드러낸 채 수로를 오가는 모습이 담겼으며, 국립수산과학원은 영상에 나타난 외형 등을 토대로 해당 개체를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했다.
우리나라 연안을 비롯해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의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무태상어는 몸길이가 3m 이상 자라는 대형 어종으로, 북항에 들어온 개체도 약 3.5m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 직후 연안구조정과 경비함정을 투입한 부산해경은 상어를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무리하게 접근하거나 몰아낼 경우 상어를 자극할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의견에 따라 직접 포획하거나 유도하지 않고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상어가 북항 수로까지 들어온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가 확대되면서 먹이를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상어의 유입 경로나 북항 수질·생태환경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상어 목격 영상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북항 친수공원은 평소보다 많은 방문객이 찾는 장소로 변했다. 주말인 지난 19일과 20일 수로 주변 난간과 다리에는 상어를 촬영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섰고, 상어가 수면 가까이 나타날 때마다 휴대전화를 든 사람들이 한쪽으로 이동하면서 통행이 혼잡해지기도 했다.
경남 등 다른 지역에서 상어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은 방문객도 있었으며, SNS에서는 북항을 본떠 상어에게 '부캉이'와 '북항이' 등 애칭을 붙이거나 인공지능을 활용해 상어 캐릭터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부산 출신 배우 한상진도 자신의 SNS에 상어 사진을 올리고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와 북항을 조합한 '부크'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지난 20일에는 수로 안쪽에서 길이 1m가량의 또 다른 물고기가 목격되면서 기존 상어가 새끼를 낳은 것 아니냐는 '출산설'까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현재까지 추가로 발견된 개체가 상어인지 여부와 기존 개체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는 않았다. 시 측은 촬영 자료 등을 토대로 정확한 어종을 파악하고 있다.
상어 출현이 북항을 알리는 뜻밖의 계기가 됐다는 반응과 달리 현장에서는 방문객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시민이 난간 주변으로 한꺼번에 몰리면 추락이나 충돌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수면에 물건을 던지거나 가까이 접근하는 행동은 상어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시민이 몰린 현장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항 주변에 난류성 어류 등 먹잇감이 늘어나자 상어가 이를 따라 수로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출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장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는 지난 19일 오후 1시 38분쯤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산책객과 인근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데 이어 현장에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안내 방송을 통해 시민이 수로 가까이 접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방문객이 몰리는 저녁 시간대 사고를 막기 위해 2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친수공원의 야간 출입도 통제하기로 했다.
해경과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 기관은 "상어가 수로를 빠져나갈 때까지 이동 상황을 살피는 한편 시민들에게 난간 가까이 접근하거나 수면에 손과 물건을 내미는 행동을 삼가고 현장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