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리테일 강자로 이익 창출력을 뽐내던 키움증권이 증권주 가운데 홀로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국내 증시 활황을 타고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최근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3분기 실적 둔화 우려와 함께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정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0.19% 내린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30만1500원과 비교하면 약 12.9%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횡보 국면에 접어든 데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대외 환경까지 악화하면서 증권주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지만 대부분 증권주는 연초에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주요 증권주들은 올해 들어 △한국금융지주(10.48%) △미래에셋증권(28.95%) △NH투자증권(19.95%) △삼성증권(12.38%) 등 모두 일제히 올랐다.
키움증권의 주가 부진에는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다른 대형 증권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만큼 거래대금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6801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약 30% 웃돌았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증시 거래대금 호조에 힘입어 국내외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손익이 45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위탁매매 부문에서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과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7%, 69% 증가했다.
최근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탁매매 수수료 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다. 상반기 증시 활황기에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거래대금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수익구조의 민감도가 다시 부각된 셈이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5월 65조7809억원까지 늘었지만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는 27조2667억원으로 급감했다. 국제유가와 금리 상승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3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키움증권의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308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6.3%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3분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기자본투자(PI)와 트레이딩 부문의 주식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상대적으로 큰 증권사는 위험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에 대한 눈높이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최근 6개월 전체 증권사의 키움증권 평균 목표가는 45만3368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6개월 평균 목표가였던 49만8267원 대비 9% 하락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47만원으로 14.5% 하향하며 "목표주가 하향은 일평균거래대금 전망 하향조정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탁매매 수수료는 시장 거래대금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39.8% 감소가 예상되는데 코스닥 시장 부진으로 거래대금 점유율(M/S)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 연구원은 연간 일평균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ROE(자기자본이익률) 하락이 클 증권사 가운데 하나로 키움증권을 꼽기도 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5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낮추며 "거래대금 축소는 모든 증권사에 동일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나 운용 실적 내 상대적으로 높은 자기자본투자(PI)북 기여도를 감안할 때 최근 주가 하락 국면에서의 실적 영향을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주식 운용 관련 이익을 약 2000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키움증권은 주주환원을 제외한 별도의 주가 부양책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별도 순이익 기준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장사가 미공개 중요정보를 특정 기자나 언론에 사전 제공하는 건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공식적인 공시로만 시장과 소통해야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