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곤돌라 소송' 항소심도 패소…"용도구역 변경 취소해야"


서울시, '64년 독점' 남산 케이블카 대안으로 곤돌라 추진
1심 "용도구역 변경 요건 미충족…도시관리계획결정 위법"

남산 곤돌라 사업 추진을 두고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과 서울시가 벌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도 시가 패소했다. 사진은 남산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제공

[더팩트 | 정예은 기자] 남산 곤돌라 사업 추진을 두고 케이블카 운영사인 한국삭도공업과 서울시가 벌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도 시가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서울시 측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곤돌라 지주 설치를 위해 대상지 용도구역을 변경한 서울시의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판결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선고 직후 한국삭도공업 측은 "재판부가 잘 판결해 줬다고 생각한다"며 "진행 중인 사건이라 자세한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서울시가 1962년부터 64년째 한국삭도공업이 독점 운영 중인 남산 케이블카의 대안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서울시는 남산 케이블카의 이동 편의성이 떨어지고, 대기 공간에 밀집한 이용객들로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곤돌라 사업을 계획했다. 시간당 최대 1600명을 수송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을 마련해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성을 제고하고 특정 업체의 독점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서울시는 경관 영향을 고려해 지주 높이를 35~35.5m로 낮추고 지주대도 원통형으로 설계하는 등 자연 훼손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사를 설계했다. 현행법상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는 높이 12m를 초과하는 건축물 등을 설치할 수 없어 곤돌라 지주 설치를 위해 대상지를 근린공원에 편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삭도공업 측과 인근 대학 재학생, 환경단체 등은 시가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곤돌라가 운영될 경우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거나 케이블카 이용객 감소로 재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공사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삭도공업 측은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사업을 위해 용도구역을 변경하면서 법에서 정한 변경·해제 요건을 지키지 않았다며 도시관리계획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19일 1심 재판부는 시가 특정 용도구역을 '도시자연공원'에서 제외하고 '근린공원'으로 편입시킨 건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도시자연공원구역을 해제하거나 변경할 때는 ‘녹지가 훼손돼 자연환경 보전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지역’, ‘도시민의 여가·휴식공간의 기능을 상실한 지역’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하지만 문제가 된 구역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곤돌라 사업 추진이라는 행정적 목적 달성을 위해 위법하게 변경됐다"고 판시했다.

ye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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