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올겨울 가축전염병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정부가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가축 전염병 특별 방역 대책 기간으로 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는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크게 늘어난 데다 중국과 몽골 등 인접국에서 새로운 유형의 구제역(SAT1형)이 발생했다. ASF의 경우 야생멧돼지 검출 증가와 함께 돼지 혈액으로 만든 혈장단백 유래 사료가 새로운 전파경로가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철새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한다. 철새 개체수가 증가하는 등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철새정보 알림시스템'을 통해 해당 농가에 경보를 발령한다. 철새도래지는 소독차량과 드론으로 소독하고, 축산차량이 철새도래지 인근을 지나지 않도록 출입 통제 구간 280곳을 지정한다.
농장 내부 방역도 강화한다. 지역 거점소독시설과 농장 입구, 축사로 이어지는 3단계 방역체계를 운영하고, 대형 산란계 농장에는 출입 차량과 사람을 사전에 등록하는 4단계 방역을 새로 도입한다. 가축 상하차반이나 백신 접종반 등 대형 산란계 농장에 자주 출입하는 인력은 7일 전에 등록하도록 해 이동 동선과 출입 정보를 관리한다.
대형 산란계 농장과 가금류 밀집단지 등에는 CCTV를 활용해 취약 시간대 출입 차량을 24시간 감시하는 무인통제초소 100여 곳도 설치할 계획이다. 2027년부터는 출입통제·소독·기록관리·조기탐지·스마트진단을 하나로 묶은 '방역 인공지능 전환(AX) 통합패키지'도 추진한다.
최근 10년 이내 AI가 발생한 95개 시·군·구는 축산농가 분포와 축산차량 동선, 철새도래지와의 거리 등을 반영한 맞춤형 방역대책을 시행한다. 산란계 밀집단지 12곳은 단지별·농장별 강화 방역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난해 발생이 많았던 평택·화성과 천안 서북부 지역도 밀집단지 수준으로 관리한다.
구제역은 새로운 SAT1형 유입에 대비해 백신 비축을 확대한다. 인천·경기·강원 접경지역 농장과 종축은 지난 7월 사전접종을 마쳤으며, 준위험지역 28개 시·군에도 2027년 초까지 접종을 추진한다. SAT1형 백신은 올해 말까지 1000만 마리분을 비축하고 2027년까지 총 3200만 마리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존 구제역 유형에 대해서는 농장별·개체별 백신 접종 이력을 관리하고, 기존 발생지역과 접경지역을 대상으로 예찰과 추가 접종, 주 1회 임상검사를 추진한다.
ASF는 올해 1~8월 야생멧돼지 ASF 검출 건수는 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건보다 크게 늘었다.
검출이 집중된 화천·춘천·충주·포천·가평에는 열화상 드론과 차량, 탐지견, 수색반 등을 투입한다. 새롭게 ASF가 확인된 울산과 고령에는 포획 트랩 150개를 설치해 확산을 차단한다.
혈장단백 사료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전국 도축장 64곳의 출하 돼지와 혈액저장소 36곳의 시료를 검사하고, 혈장단백 유래 사료의 제조 공정 관리도 강화한다.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ASF 발생국가에서 들어오는 항공노선에는 엑스레이 일제 검색과 탐지견을 집중 투입한다. 외국 식료품점 등 유통단계 단속도 기존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축산분야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입국·취업 단계에서 방역수칙 교육을 실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증가, 구제역에서 새로운 유형의 아시아 발생 등으로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고위험 농장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관리하고 발생 시 전파 위험도를 고려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식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추석 명절 기간과 전후에 사람과 차량 이동 등으로 인해 가축전염병이 전파될 우려가 있으므로 철새도래지와 축산 농장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축산농가에서는 무엇보다도 차단방역이 중요하므로 항상 농장 출입 차량 통제·소독, 장화 갈아신기 같은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pe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