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예은 기자] 무인기를 제작해 군 당국의 허가 없이 북한 개성 일대로 날려 촬영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30대 대학원생 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3부(최영각 장성진 정수영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1시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된 대학원생 오 모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받은 무인기 제작업자 장 모 씨와 대북전문이사 김 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의 일반이적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봤다. 이들이 북한에 보낸 무인기의 실제 비행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SD카드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북한이 발표한 자료에도 무인기에 SD카드가 장착된 모습은 보이지 않아 실제 비행 이력이 아닌 비행계획만을 토대로 관련 기록을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구체적인 비행경로나 고도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들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씨는 2kg을 초과하지 않는 무인기를 연구 목적으로 개발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지만 장 씨의 대학원 지도 교수 등의 진술은 오 씨 주장과 달랐다"며 "연구 기관이 무인기 제작의 주체였다고 보기 어렵고 북한에 보낸 무인기가 최소 4.5kg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오 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군의 방공망 감시를 피해 민간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 너머로 보내고 북한 개성 일대를 비행시키며 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지난 3월 기소됐다.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이들은 4차례 무인기를 띄웠고, 그중 2차례는 북한 땅에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북한은 떨어진 기체와 SD카드 등을 분석한 뒤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 침해 도발을 감행한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TF는 이들의 범행으로 남북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고 봐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오 씨에게 징역 5년, 장 씨와 김 씨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오 씨 측은 지난 5월 첫 공판 때부터 정부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하거나 일반이적의 고의가 없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오 씨는 지난 7월 보석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고 무인기를 이륙·비행시킨 혐의(항공안전법 위반)로도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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