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신중지 약물 도입 공식화···미프진 허가 청신호  


현대약품 3번째 도전...법적 공백 해소
복지부, 건강보험 적용 검토

오유경 식약처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을 공식화했다. 법적 공백으로 허가를 받지 못했던 현대약품 미프진(미프지미소) 허가 가능성이 커졌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성평등가족부는 16일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임신 9주 이하 대상으로 임신중지 약물 사용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2년은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하고, 이후 부작용과 안정성 검토를 거쳐 의사 처방과 약국 조제 방식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임신중지 의약품은 법적 공백으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임신중지 허용 시기, 방법, 약물 사용 기준, 의료인 책임 관련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임신중지 의약품은 허가되지 않았다.

그 사이 음성적으로 임신중지 의약품이 유통됐다. 정품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의사 진단이나 약사 복약지도가 없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는 여성 건강·안전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공식화했다. 국가의료체계를 통해 도입·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국정과제이며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허용가능성 검토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다.

이에 현대약품이 식약처에 신청한 미프진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약품은 3차례 식약처에 미프진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 2021년 3월 현대약품은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임신중지 의약품의 국내 판권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 식약처에 미프진과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미프지미소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식약처가 자료 보완을 요청했고 이후 현대약품은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현대약품은 2023년 두번째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또 신청을 취하했다. 2024년 12월 세번째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현재까지 임신중지 허용 범위와 사용 기준 등 입법 공백으로 허가가 지연되고 있다.

이날 식약처는 임신중지 약물 안전성과 효과, 품질을 확보하고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자료에 대해 심사하는 방식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약품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로 구성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했다.

복지부는 현대약품 미프진 식약처 허가가 이뤄지면 건강보험 급여화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 급여화는 해당 제약사가 급여 신청을 해야 급여화 검토가 이뤄진다"며 "다만 그 약제와 별개로 사전에 초음파 검사하는 부분은 건강보험 급여화 가능한지를 별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을 초기 2년간 병원에서만 처방, 조제를 허용하면서 일각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강경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의료기관 방문과 대기, 원내 복용과 관찰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면 약물적 임신중지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며 "과도한 제한은 안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의약품을 이용하지 못 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임신중지 의약품은 35년 이상 사용돼 왔으며 100개 국가에서 허가돼 실제 이용 경험이 광범위하게 축적돼 있어 과도한 제한보다 이용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미프진에 대한 식약처 심사가 속도가 날 것으로 본다"며 "초기 2년 사용을 병원에서 제한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아직 허가 전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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